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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산 알 가입' 하시겠습니까?

영화 '듄: 파트 2' 감상기

 벼르고 벼르던 <듄: 파트 2>를 개봉 2주차에 봤습니다.

 개봉 첫 주는 아이맥스 등 특수관은 자리가 없더니 금주 평일에는 아주 좋은 자리 아니면 자리가 있네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플렉스관에서 봤습니다. 여기가 IMAX는 아니지만 IMAX급으로 화면이 크고 사운드가 돌비애트모스죠. 안락한 리클라이너 좌석이지만 화면이 저를 자꾸 끌어당기는지 저도 모르게 머리와 등이 의자에서 떨어지더군요.




파트 2는 파트 1에 뿌려놓은 수많은 떡밥을 회수하면서 스케일을 크게 확장했습니다.


 스포일러는 자제하고 감상후기 올려봅니다.

 1편의 명장면들이 아직 생생하지만 세부적인 것들이 다 기억나지는 않아 애플TV+에서 유료(4,000원)로 영구소장하여 다시 봤습니다.

 2편을 보고 나니 1편을 다시 보길 잘했다 싶게 정교하게 ‘직조’되었더군요(이동진 평론가 흉내)

 1편이 황제와 하코넨 가문의 계략에 빠져 주인공 폴의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하고 폴과 어머니만 구사일생 탈출하여 사막종족 '프레멘'에 합류하는 데까지였습니다.


 2편은 본격적으로 프레멘에 동화되어 아버지와 가문의 복수를 하는 스토리입니다.

 1편도 웅장한 화면과 한스 짐머의 심장을 때리는 강렬한 음악에 2시간 30분이 금방 갔습니다만, 2편은 한층 더 스케일이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폴의 각성이 큰 줄기를 이룹니다.

 프레멘들은 폴을 자신들의 사막행성을 푸른 낙원으로 바꿔줄 구세주인 ‘리산 알 가입’이라고 믿지만 폴은 그저 종교집단인 '게네 베세리트'가 심어놓은 미신일 뿐이라 말하면서 복수만을 꿈꾸고 있었죠. 그저 꿈에 보이는 단편적인 미래가 무슨 의미일까만 궁금해하지요.

 하지만 프레멘들과 싸우고 ‘생명의 물’을 마신 뒤 완전히 각성하고 하코넨 가문과 황제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이 전쟁을 끝내고 폴은 뭔가 흑화 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듄: 파트 3의 성전을 예고하면서 끝납니다.



 1편의 초반 전투씬도 엄청났다고 생각했는데 2편 후반부에 프레멘들을 이끌고 대대적인 돌격을 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과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전면전 장면을 능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영화는 CG로 만들었지만 실감 난다는 생각이었다면 듄 2는 모두 실제로 사막에서 벌어지는 전투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모래벌레 돌격씬은 심박수를 2배는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돌비애트모스에 딱 맞는 한스 짐머의 음악은 박진감을 또 한 번 2배로 올려줍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들(시카리오, 컨택트 등)에서 계속 한스 짐머가 음악을 담당했는데 그 영화들의 특성은 멜로리 라인보다 초저음의 웅웅 거리는 음악과 일정하면서 비트가 강한 중간음이 리듬감을 끌어올리다 주제곡의 아아~~ 하는 고음이 폐부를 깊이 찌릅니다.

 굉장히 전위적이지만 웅장하면서도 비장한 영상미를 배가 시킵니다.


 여성 관객이라면 파트 1에서 소년미가 남아있던 주인공 티모시 샬라메가 점점 상남자로 변해가면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겁니다.


 한편으론 아이맥스관을 제외하면 관객이 많지 않고 저는 평일이라 쳐도 주말에 먼저 본 친구에 따르면 주말 아이맥스관 티켓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영화 시작 직전에 취소가 우수수 나와서 현장에선 오히려 구입하기 쉽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자리도 많이 비어있고요.

 티모시 샬라메 등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내한하는 등 기대감이나 바이럴은 엄청난데 비해 국내 흥행 성적은 1편(164만명)에 못 미칠 전망이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흥행이 안 되는 이유가 너무 아이맥스 의존적인 영화이기 때문 아닐까 하는 의견이 있어 소개합니다.

 OTT 시대에 맞서 영화는 모바일이나 TV로 체험할 수 없는 경험을 줘야 한다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철학이 제대로 구현은 되어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아이맥스 아니면 제대로 보는 게 아니라는 의견이 너무 커서 일종의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죠.

 듄은 안 그래도 난해하고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데다 권력과 종교가 뒤섞이고 선악이 불분명합니다. 또한 구세주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나 일인자 등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인데요.

 과거 원작소설에 충실하게 만들다 보니 대중적으로 친절한 영화는 아니죠. 듄에 비해 선악구도가 선명한 스타워즈조차 국내 흥행이 잘 안 되는데 듄은 더 어렵겠죠.

 초반에 보다가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 돼서 나왔다는 친구의 사연도 들었습니다.

 자세한 분석은 아래 링크한 영상을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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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찬사를 받으면서도 흥행에는 먹구름이 낀 이유는 어쩌면 IMAX라는 모래벌레 때문일지도?


 하지만 IMAX와 일반 화면비를 비교해 보면 IMAX가 확실히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화면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비교 영상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yqnyksnpnHI?si=T1roJ_ep2kyShIVV&amp;start=301" title="YouTube video player"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allowfullscreen></iframe>

듄: 파트2의 IMAX 화면비와 일반 화면비 비교 영상


 어쨌든 한번 더 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듄: 파트 3은 언제 개봉하나요? 다음 편을 기다리기 참 힘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P.S.1. 폴의 어머니가 얼굴에 경문을 쓰고 대머리 귀신(?)들을 물리치려고 하지만 대살굿은 안 합니다.


 P.S.2. 타노스와 드랙스가 다시 한번 맞대결을 합니다. 둘의 대결 결과는 몇 대 몇?


 P.S.3. 글래디에이터와 같은 검투사 대결 장면이 나오는데 경기장 관중석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위층 좌석에서 경기를 보려면 관중석 경사가 너무 좁고 가파를 텐데… 예. 건축과 야구장을 전문으로 했던 제 직업병입니다.


 P.S.4. 오랫동안 정치와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었습니다. 종교는 정치에 영향을 미쳐 포교를 해나갔고 정치는 종교를 이용해 지배했지요. 외계로 이주해서 1만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하군요. 인간 쉽게 안 변합니다.


 P.S.5. 남자가 권력을 잡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조강지처가 좋더라. 썬연료가 좋더라~~~


 P.S.6. 제 친구 재홍이가 파워에이드 마운틴블라스트가 그렇게 대단한 음료수인지 이제야 알았다는 말 뜻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조심스럽게 마셔야겠습니다.


 P.S.7. 돌아오는 길에 롯데월드타워몰 어떤 매장에 굵은 파이프를 꼬아놓은 조형물을 보고 모래벌레인가 하고 흠칫 놀랐던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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