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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을 파시스트로 키우지 맙시다

경쟁 위주의 교육은 파시스트를 키울 위험이 있다

오늘 오랜만에 세 식구 외식을 했습니다.

내심 지난겨울부터 이어져온 혼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축하의 자리를 겸했으면 했지만 다음 주로 미루게 생겼네요.


며칠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김누리 교수님의 영상입니다.

김누리 교수님은 항상 우리나라의 경쟁 위주 교육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오셨습니다.

이런 경쟁 위주 교육은 결국 파시스트를 길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십니다.

길지 않으니 한번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동안의 믿고 있던 고정관념을 의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https://youtu.be/HbN46hWKrys?si=t8XrWVIPaOB3yln9

독일에서 유학한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님은 경쟁위주의 교육이 계속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다고 역설하십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공동체를 생각하기보다 모두에 의한 모두에 대한 투쟁을 가르치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교육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우월감을 느끼며 경쟁에서 진 사람들을 저 능력이 없어 뒤처지는 사람들이라고 깔보고 기껏해야 '어린 백셩'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요?

최근 민주공화국의 근간인 헌법을 파괴하려던 자들은 모두 법조계와 군의 엘리트들이었습니다. 마침 강남 부자동네의 고등학교 선후배들이 주축이 되기도 했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고 각 분야의 권력의 최고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보여준 행태가 바로 파시즘이었습니다.

민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의회에서 자신의 세력이 작으면 협상을 해야 할 텐데 이를 외면하고 거부권만을 행사하다가 부인의 비리와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 공교롭게도 군을 동원해 헌법기관을 폐쇄하고 영장 없이 정치인 등을 체포하려 했습니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성공한 이 엘리트들이야말로 전형적인 파시스트들입니다.

파시스트답게 자신보다 약하거나 주류가 아닌 사람들은 언제든지 힘으로 눌러버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헌법과 법률을 대놓고 위반하는 현장을 전 국민이 생방송으로 봤음에도 뻔뻔합니다. 그저 같은 편이라는 이유로 수십 명의 국회원들과 종교인들조차 헌법 파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우매하다고 생각하는지 기껏해야 생각해 낸 게 '계몽령'이랍니다.

심지어 그를 지원한다는 엘리트 중의 한 명인 변호사는 스스로 계몽됐다고 고백까지 했습니다.

그들은 전형적인 확신범이고 권력을 가진 확신범은 우리 국가 전체를 위험하게 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살인범보다 더 위험합니다.


_xTJFRopgnjwP9w4hrkdbbkbf2T21UUiR0F8g3zaP3EpFJRS9Aex9ivmbArkhgOX7iaMDjNd-czTNJWoSFhHrQ.webp 국민들이 파시스트를 선택하고 파시즘에 물들면 이런 괴물들이 지배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는데 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주변에 찾기 힘들까요?

우리나라가 OECD 자살률 1위, 행복도 최하위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최근엔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뉴스로 접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하겠지만 자식을 성인으로 키워본 저로선 아동학대의 현장으로 느낄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기저귀를 차고 시험을 본다는 그 어린아이가 설령 부모가 원하는 대로 경쟁에서 이겼다고 쳐도 그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어른으로 성장할까요?

그럴 가능성보다는 차라리 파시스트로 커서 또 다른 내란을 꾸미는 세력이 될 가능성이 더 클 것 같습니다.


4세 고시, 7세 고시에 대해 사교육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학부모 단체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하는 말이 입시제도를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네요.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닙니다. 경쟁위주의 교육제도와 환경 자체를 바꿔야 사교육도 없어질 겁니다.

학부모가 바뀌지 않으면 교육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겁니다.


maxresdefault.jpg 뉴스에 보도된 아동학대의 현장


저는 경쟁 자체를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스포츠도 단체종목을 좋아합니다. 혼자만 잘하면 되는 종목은 오래 하지를 못했습니다.

비록 굴곡은 있었지만 그렇게 어렵게 살아오지는 않았으니 운이 좋았거나 경쟁을 열심히 안 해도 의외로 살만했다는 거겠지요.

조금 손해 보더라도 양보하고 모두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나 하나,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뭐 합니까?


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남을 이기라고 교육한 자신의 아이가 자라서 자기 세력끼리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나와 의견이 다르거나 소수인 사람들을 헌법도 무시한 채 힘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어른으로 자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식이 히틀러나 불법 계엄을 일으키는 인간으로 큰다면 너무 끔찍하지 않나요?


다음 주에는 가볍게 축하하는 저녁이 됐으면 합니다. 아니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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