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의 미래 #2 - 희망편

AI 발전에 따른 미래 시나리오

최근 끝난 2026 CES는 올해가 피지컬 AI의 원년이라고 선언하는 장이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실험실 영상 정도로만 보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올 뉴 아틀라스'의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수직 상승하기도 했죠.

Chat GPT 이후 전 세계는 AI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작년엔 우리나라에서 테슬라의 FSD가 풀리기도 했죠.

그렇다면 AI가 발전한 미래는 어떨까요? 10년 뒤를 상상하며 희망편과 절망편을 차례로 올리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상상입니다.




로봇이 준비하는 아침과 공유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평일이지만 느지막이 눈을 떴다. 내 알람과 연동해서 이미 나의 2035년형 아틀라스는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손목을 들어 애플워치 시리즈 20을 보자 홀로그램으로 밤새 내 수면 점수를 3D로 보여준다. '오랜만에 중간에 깨지 않고 잤군'. 기지개를 켜고 씻으러 가면서 아틀라스를 보니 요리를 하면서 머리만 180도 돌려서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인사를 한다. 초기 버전과 달리 저 동그란 얼굴에 표정이 뜬다. 모든 관절이 360도 돌아가면서 몸통과 팔다리가 일하는 모습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Atlas-Boston-Dynamics-gID_7.png@webp 현대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는 놀랍게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산업현장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간편 조리 식품들이 좋아졌지만 아틀라스 요리 솜씨가 꽤 좋아서 해 먹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스마트 안경을 쓰고 이어폰을 낀 뒤 집을 나서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다. 그 사이 아틀라스는 다 먹은 그릇들을 식기 세척기에 넣고 방에 와서 침대를 정리하고 있다. 나가 있는 동안 아틀라스는 집 청소를 해놓을 거다.

올해 완전히 은퇴를 했기에 건강을 위해 매일 등산을 하고 있다.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남산에 갔다 남대문 시장을 들러 집에 올 계획이다.


집 앞 도로로 나가자 어젯밤 예약해 놨던 현대 카니발 자율주행 택시가 와있다. 그동안 자율주행이 탑재된 자동차를 운전했지만 작년에 팔았다. 언제든지 부르면 오는 택시가 있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주차장에 세워두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해서다.


about-amazon-feature-hero001-amazon-zoox-z9a6172-copy-2-7693x4327.jpg 현재 라스 베이거스에서 시범운행 중인 4인승 자율주행 택시 ZOOX. 운전석이 없고 4명이 마주 보고 앉습니다.


차문이 열리니 내 또래의 남자 한 명이 먼저 타고 있다. 어색하게 눈인사를 하고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니 자기는 남대문시장을 간다고 한다. 예전에 사라졌던. 합승이 자율주행 택시가 일반화되면서 승하차할 때 개인적으로 인식이 되어 요금이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운전석이 없기에 승객은 최대 7명까지 탈 수 있다.


스마트 안경으로 어제 보다 만 드라마를 마저 보다 보니 택시는 남산 국립극장 앞에 멈춰 섰다. 내리면서 자동 결제가 됐다. 남산 둘레길을 따라 남산타워까지 걸어 올라갔다. 아는 길이지만 목적지를 남산 팔각정이라고 말하자 스마트 안경에 화살표가 떠서 갈림길에서 헛갈리지 않았다.

남산타워 앞 전망대에 서서 북한산 방향을 바라보고 "산 이름 띄워줘"라고 하니 스마트 안경에 산봉우리 이름이 뜬다. 옆의 외국인 관광객이 말을 걸어오는데 터키어인 것 같다. 즉시 이어폰에 통역된 한국어가 들리고 스마트 안경에도 한글로 번역된 글이 뜬다. 인근 맛집을 아냐고 한다. 나는 한국어로 대답하고 그 외국인도 나와 같이 스마트 안경과 이어폰으로 터키어로 통역된 언어로 들릴 것이다.


2910_5171_1844.jpg 메타가 발표한 스마트 글라스 Meta Celeste AR


남대문 시장을 가기 위해 남산 순환 버스를 탔다. 이 버스도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 버스다. 요금은 손목의 애플워치로 지불한다. 굳이 요금기에 터치를 하지 않고 지나 만 가도 지불이 되니 편하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앞에 내려 남대문 시장 골목으로 들어갔다. 단골 생선구이집을 찾아가는 길이 예전엔 복잡했지만 지금은 스마트 안경에 길 안내가 뜨니 편하다. 요리하는 로봇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이 집은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해서 오히려 인기다. 하지만 서빙과 설거지는 로봇이 하고 있다. 여기에 사람을 쓰는 건 이제 망하는 지름길이거나 이상한 고집인 시대다. 그래도 예전에 바퀴 달린 서빙 로봇보다 휴머노이드가 서빙하면 대화가 가능해서 훨씬 낫다. 이젠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들의 대화가 너무나 자연스럽다. 외국인에겐 알아서 그 나라 외국어로도 응대하니 주인 입장에선 너무 편하겠지.


로봇의 일반화와 로봇세, 기본소득, 가족제도와 이민 확대


10년 전엔 은퇴 이후에 대한 걱정이 많아서 어떻게든 오래 일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걱정이 없다. 오히려 무료하지 않으려 무척 노력하고 있다.

AI와 로봇 분야 등에서 새로운 직업이 많이 생겼다고 하지만 로봇이 보편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했다.

그래도 다행히 AI와 자율주행, 로봇의 보편화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다 보니 성장률은 다시 10% 가까이 올랐다.

문제는 소비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인구 5천만 명이 깨졌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건 AI와 로봇이 대체한다 쳐도 소비를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기업으로부터 걷은 로봇세를 바탕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해서 어느 정도의 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그리고 추가 소득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남는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내고 있다. 나는 국민연금도 나오고 그동안 준비해 놓은 노후자금도 있어서 조금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나도 이제 노인이지만 나보다 더 나이 많은 노인을 위한 문화강좌에 강사로 일주일에 3일 나가고 있다.


인구가 줄었지만 AI와 로봇이 보편화되고 로봇세와 기본소득이 실현되면서 몇 년 전부터 출산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조만간 1.0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출산율 향상 원인은 결혼을 많이 해서가 아니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전통적인 결혼제도 외에 태어난 아기들도 동일한 권리와 혜택을 보도록 법과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혼 출산은 물론 그동안 거부감이 많았던 동성부부의 입양도 쉬워졌다. 가족의 개념이 부모가 중심이 아닌 아이들, 개개인에 맞춰지고 있다. 여전히 새로운 개념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노년층이 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다.

그리고 이민이 많이 확대되고 국적 제도의 유연성도 커짐에 따라 이제 외국인과 같이 일하고 이웃으로 살아가는 것, 이중국적자들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이제 한국문화는 세계적으로도 주류가 됐고 경제적으로도 G7 국가가 되면서 외국인 고급인력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국제결혼도 많아지면서 한국인이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은 깨진 지 오래다. 서울은 이제 뉴욕 같이 전 세계 인종과 문화, 비즈니스가 뒤섞인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


image.png 애플 Vision Pro용 앱에는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앱도 있다.


오늘도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니 아틀라스가 딱 맞춰서 저녁을 준비해 놨다. 집안 온도도 딱 맞춰져 있다. 10분 전 시작한 프로야구 경기를 스마트 안경으로 보면서 들어왔는데 집에 들어오면서 자동적으로 거실 벽면 크기만 한 16K TV에 중계가 켜진다. 그렇지만 아틀라스가 준비한 저녁을 먹으며 식탁에서 스마트 안경으로 중계를 본다.

스마트폰 야구중계를 길에서는 작은 창으로 봤지만 집이니까 시야를 전체로 확대했다. 관중석 모드를 켜니 1루 쪽 홈 응원단상 앞에서 보는 입체적인 야구장 뷰다. 귀에서는 현장음과 함께 중계 음성이 들린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머리 위에 그 선수의 시즌 기록과 오늘 기록이 떴다가 지워진다. 화면 아래에는 현재 상황에서 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과 득점 확률이 뜬다.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소액 베팅도 할 수 있다.


씻고 잠자리에 들자 아틀라스는 조용히 충전모드로 들어갔고 조명이 자연스럽게 서서히 어두워지며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손목시계로 파악한 내 컨디션에 따라 조명과 AI 스피커, 냉난방 장치가 자동으로 조절을 해준다. 확실히 나이가 드니 이런 걸 모두 자동적으로 해주는 것이 너무 편하다. 자는 동안 시계와 침대에 있는 센서가 얼마나 잘 잤는지, 자다가 심장이나 호흡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고 이상이 있으면 즉각 119로 연결이 될 것이다. 10년 전엔 그런 날이 언제 올까 했는데 너무나 편안하구나란 생각을 하면서 서서히 잠이 들었다.




지금까지 희망편이었습니다. 이제 절망편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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