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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렁 Feb 27. 2024

언젠가 재즈바에 가보게 될 당신에게

혼재즈바 3회 차의 소소한 감상을 곁들이며

서론. 계기

음악에는 실로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사람들은 본인이 애정해 마지않는 곡들을 기며 행복에 잠기곤 한다. 리고 그 애정의 넓이와 깊이는 각자의 선호와 개성에 따라 기 다른 형태를 지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하나의 장르, 아티스트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파고들며 빠져들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매 순간 접하는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반기며 본인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기도 한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후자의 성향에 가까운 편이다.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던 의 선호는 어느 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과 '라라랜드(La La Land)'라는 영화를 만게 된다.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中 (출처 : 네이버 영화)

프로듀서 '라이 쿠더'가 쿠바의 실력파 뮤지션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보여주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는 정말로 노래 자체를 즐기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노래 실력 자체도 물론 훌륭하지만, 특유의 자유롭고 즐기는 분위기가 정말 오래 기억에 남았고, 앨범도 따로 구매하여 한동안 그들의 노래를 들었.


영화 라라랜드 中 (출처 : 네이버 영화)

그 이후에 접하게 된 '라라랜드'는 주인공인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이 꿈을 찾아 나아가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연출과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인데, 작중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재즈를 보여주기 위해 'The Lighthouse Cafe'라는 장소로 미아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뮤지션들은 정말 말 그대로 자유분방하게 연주하며 무대와 음악을 이끌어나간다. 


위 두 작품을 보고 나서 연스레 라이브 공연, 재즈바 공연을 가봐야겠다는 로망을 품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한국에도 역사 깊은 재즈바가 있다는 사을 알게 되었고, 2019년 11월 9일에 생애 첫 재즈바에 방문하게 되었다. 낙원동에 위치한 '천년동안도'였다.


1. 천년동안도 낙원, 2019년 11월 9일 방문

막상 가보겠노라고 마음먹고 예약을 하고 나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노래를 듣는 거야 물론 좋아하지만, 첫 방문이기도 하고 분위기나 문화,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할까 내심 걱정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기우였음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리 안내를 받고 와인과 간단한 음식을 주문하고 나니, 연주자분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가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각자 나름의 준비를 마치고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지척에서 듣는 악기들의 소리가 정말 좋았다. 자유로운 박자들 사이를 넘나드는 합주와 각 연주자들의 솔로 세션들 모두 훌륭했다. 감히 음악적으로 평가를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재즈바의 매력은 같은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천년동안도 낙원 매장은 연주자와 관객이 오롯이 있을 수 있는 딱 아늑한 크기의 공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한동안 이어지지 못하던 재즈바 방문은 3년 후인 2022년에 같은 동네에 있는 '실낙원'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2. 실낙원, 2022년 4월 9일 방문

(2023년 12월 29일 '실낙원'에서 '이들스'로 변경)

매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기보다는 이전에 갔을 때 만족도가 높았던 곳에 가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재즈바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 날에는 왠지 새로운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나 보다. 그렇게 여러 재즈바를 찾아보던 중, 왠지 모르게 '실낙원'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새로운 곳을 방문해 보게 되었다.


실낙원은 이전에 갔던 천년동안도 매장과는 다르게 넓고 개방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건물 구조물이 훤히 보이면서도 중간중간 풀과 조약돌이 배치되어 있 공간은 날 것 같으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함께 가져다주었다. 이날은 '류복성 올스타즈'의 공연이 있었는데, 연주자 류복성 님에게서는 '멋'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다양한 악기 연주 실력도 출중하시고, 무대를 이끌어나가시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긴 세월 동안 음악과 함께 즐기셨을 모습을 떠올리니 그 감회가 더 새로웠다. 하모니와 솔로, 화합과 리드가 뒤섞이는 것이 재즈 공연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그 이후로 한동안은 재즈바에 가지 못했는데, 실낙원은 이제 리뉴얼하여 '문화복합공간' 이들스(EDLS)로 오픈하였다고 한다. 다음번엔 이들스를 가볼까 한다. 그리고 이후 방문하게 된 곳은 종각에 위치한 천년동안도 매장이었다.


3. 천년동안도 종각, 2024년 2월 17일 방문

세 번째로 방문한 재즈바는 종각, 낙원, 강남 세 곳에 위치한 천년동안도 매장들 중 종각에 위치한 매장이었다. 입구부터 다양한 포스터와 LP가 전시되어 있던 종각 매장에 들어서면 무대 앞 공간과 룸 공간이 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예약을 하고 방문한 나는 무대 앞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하였다.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즈바가 가져다주는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페스티벌이나 콘서트도 물론 좋지만, 이런 소규모의 공간이 깊게 몰입하기는 더 좋다.


이번 공연에서는 다른 세션분들도 멋지셨지만 특히 탭댄스를 보여주신 박지혜 님이 기억에 남는다. 피아노, 베이스, 드럼과 어우러지는 탭댄스의 소리가 정말 경쾌하고 신기하기도 했고, 댄스를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다른 세션과 경쟁하듯 합을 주고받는 장면들도 좋았다. 무엇이든 악기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멋지게 풀어낸 장면들을 보는 것 같았다.

 


4. 마무리하며

재즈라는 장르의 매력을 하나로 정의 내릴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재즈의 매력은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개별 세션의 독주와 각 세션들의 합주, 다양한 방식의 변주, 관객의 호응.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 찰나의 순간이 정말 멋들어지게 빛난다. 앞으로도 종종 재즈바에 가봐야겠다.


아직 재즈바에 가보지 못했다면, 그리고 재즈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은 재즈바에 가보기를 조심스레 권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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