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봉을 받기 위해 쓰는 글도 재밌을 수 있을까?
덧. 녹봉(祿俸)이라는 단어
갑자기 업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은 아래 문장을 마주친 것에서 출발한다.
녹이 슬어야 인간은 녹을 먹을 수 있다.
(출처 : 한 글자 사전, 김소연)
다른 브런치 글에서 위 문장을 읽고, 그렇다면 '녹봉'의 '녹'은 어떤 단어일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니, '녹'과 '봉'이 각각 다른 종류의 급여를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녹은 3개월마다 지급되는 경우인 사맹삭(四孟朔)과 그에 준하는 경우로서 아마도 수직관리(受職官吏)를 우대하는 급료제이며, 봉이나 요는 특수관직이나 잡직·임시직 등에 대한 급료였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녹봉,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녹+봉은 예상외였다. 봉은 그나마 봉급이라는 단어가 익숙해 납득이 쉬워서, 녹의 어원을 추가로 찾아보았다.
祿자는 ‘행복’이나 ‘봉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祿자는 示(보일 시)자와 彔(새길 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彔자는 보자기에 염료를 넣어 짜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祿자의 본래 의미는 ‘복(福)을 내리다’였다. 제사를 지냄으로써 신이 나에게 복을 내려준다는 의미인 것이다. 하지만 후에 祿자는 관리의 ‘봉급’을 뜻하게 되었는데, 이는 나라님이 주는 봉급을 신이 복을 주는 것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출처 : [한자로드(路)] 신동윤)
신이 복을 내리는 것에서 나라님이 주는 봉급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니 봉급에 대한 왠지 모를 경외감과 함께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봉급을 받도록 해주는 업에 생각이 이르렀다. 이것이 위 글의 씨앗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