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아주 간단한 설계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살살 밀다'라는 뜻의 넛지(nudge)는 남자 화장실 이야기로 유명한 개념입니다. 공중화장실에서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 때문에 화장실이 쉽게 더러워졌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소변기 안에 파리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 해결하였습니다.
특별히 규제를 하거나, 벌금을 부여하지 않고도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죠. 이처럼 넛지는 '간단한 설계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선택을 유도하여 원하는 목적을 이루는 방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저축을 늘리려면 어떻게 할까요? 자동 가입을 기본값으로 만들고, 해지하는 것을 선택하게 만들면 됩니다. 장기 기증을 늘리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거부 의사가 없으면 장기 기증을 기본값으로 하는 것이죠.
분명 좋은 의도지만 뭔가 찝찝하지 않나요? 아무리 강압 없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지만, 뭔가 사람을 원하는 데로 조종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중립적인 설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설계를 해야 한다. 몇 가지만 개선하면 사람들이 치명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그러면 넛지를 하기 위한 이런 '선택 설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책에서는 크게 6가지로 넛지를 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첫째. 인센티브를 주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선택에 보상을 주는 방법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적죠.
둘째. 복잡한 선택지를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만약 가난해서 교육을 충분히 못 받았거나,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을 때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수많은 선택지를 단순화해서 제시하면 사람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셋째. 피드백(feedback)입니다. 사람의 행동에 자동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여 더 좋아졌다는, 혹은 안 좋아졌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불법 촬영을 방지하기 위한 카메라의 찰칵 소리이나, 자동차 계기판의 경고 표시등이 있습니다.
넷째. 매핑(mapping)으로 선택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판단을 돕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펀드를 가입할 때 드는 수수료라는 '비용'을 무조건 공개하게 하고, 각각의 펀드들의 수수료를 시각화하여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다섯째. 오류 예상입니다. 사람이라면 하게 되는 실수들을 예상해서 미리 대비하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을 하려면 실수를 무조건 개선하게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안전벨트를 안 매면 자동차가 출발할 수 없게 만들거나, 파일을 끄려고 할 때 저장할 것이냐고 확인 창을 띄우게 하는 것입니다.
여섯째. 디폴트(Default)로 이용자가 따로 선택을 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선택되는 내정된 값을 의미합니다. 앞서 말한 저축과 장기기증을 늘리는 방법이 바로 '디폴트'를 활용한 것입니다. 비교적 좋은 선택을 기본값으로 해놓고, 나쁜 선택은 스스로 선택해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