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부엉이 J Nov 11. 2022

'리필스테이션'의 부상과 등장 이유

가치소비, 필환경, 락인 전략


리필스테이션은 '다시 채운다'라는 뜻의 refill(리필)과 '특정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소'를 뜻하는 station(스테이션)의 합성어로 '다시 채우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소 혹은 기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클린,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 매장의 리필스테이션


요즘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클린,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에서 샴푸를 리필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장품 업계뿐만 아니라 식품업계에서도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농심 켈로그는 시리얼을 원하는 만큼 구입할 수 있게 '시리얼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클린,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 매장 매대


그러면 왜 '리필스테이션'이 부상하고 있을까요?



첫 번째 이유 : 지구온난화로 촉발된 가치소비 트렌드


지구온난화로 인해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로 '리필'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봐도 매장에 가서 리필을 하면, 제품의 포장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환경 보호를 위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이죠. 


클린,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 매장 매대 2


두 번째 이유 :  저성장 시대의 가성비 트렌드


소비자의 입장에서 리필을 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100ml 당 2,500원이라고 말하며 저렴한 가격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해서 포장지를 조금 아낀다고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비용, 기계를 도입하는 비용이 더 크게 들 것입니다. 


"그러면 왜 기업에서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하고 있을까요?



첫 번째 이유 :  친환경 기업으로의 브랜딩


가치소비 트렌드를 저격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무조건 가격이 저렴하다고 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면, 다른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리필스테이션를 도입한 기업들의 매대를 보면, 친환경 가치를 어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 : 락인 전략


락인 전략은 '기업이 소비자를 자신의 브랜드에 묶어 놓고자 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비슷한 말로는 '락인 효과' '잠금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이게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일단 리필스테이션에서 리필하기 시작한 소비자는 매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농심캘로그 리필스테이션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얼떨결에 다른 회사의 시리얼이 아닌 농심의 시리얼만 사게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단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가 과연 시리얼만 살까요? 주위에 있는 상품에도 눈이 갈 것입니다. 즉, 리필스테이션 하나로 소비자를 자신의 플랫폼에 묶어 놓고, 추가적인 매출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리필스테이션은 규제로 인해 모든 품목이 아닌 제한된 품목에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설사 규제가 풀린다고 해도, 사용처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해서 리필이 필요한 제품(ex 샴푸, 시리얼 등)만 리필스테이션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리필스테이션이 얼마나 확산될지 기대가 됩니다. '친환경' 트렌드가 이제는 '필환경'으로 바뀐 것처럼, 환경의 중요성은 가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낭만을 동경하는 '낭만 사회'의 등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