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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Dec 28. 2022

적게 먹는 '소식좌 열풍'이 일어난 이유


소식좌(小食座)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소식좌는 적게 먹는 것을 의미하는 '소식(小食)'과 지위를 뜻하는 '좌(座)'를 합친 말로, 남들보다 적게 먹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얼마나 적게 먹냐면 '달걀 1개를 3번에 나눠 먹기도 합니다. 



출처 :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003&aid=0011549525



즉, 소식좌로 불릴 수 있으려면, 우리가 생각하는 '소식' 수준을 넘어 '절식'을 해야 합니다. 이건 말이 안되는 것이죠. 그래서 트렌드적으로 볼 때 소식좌 열풍은 '적게 먹는 소비문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에 유통업계, 식품업계에서는 소식좌 트렌드가 확산되자 소용량, 소단량 제품들을 출시하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소식좌 트렌드가 뜨고 있는 것일까요?


출처 : pixabay



여러분도 알다시피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적게 먹자는 열풍'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금은 먹을 것이 풍족하다 못해 버려지고 있지만, 20세기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1960년대까지 '보릿고개'가 존재했고, 밥을 잘 안 먹는 것은 '깨작깨작 먹는다'고 하며 비꼼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1970~80년대 우리나라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며 가치관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옛날에는 부유함의 상징이었던 넉넉한 뱃살은 '나태함'과 '가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대신에 몸짱, 웰빙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먹방이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먹방 열풍은 사람들이 부유하기 때문에 생길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굶주리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는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신기하게 구경할 수 있는 것'이 된 것이죠. 



출처 : pixabay



이에 이제 우리나라에는 음식에 대한 2가지 관점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풍요의 시대에 인간의 식욕이 만나서 생긴  '대식'과 풍요의 시대에 건강과 다른 사람의 인정을 얻고자 생긴 '소식'이죠. 대식과 관련된 것이 '패스트푸드'이며 소식과 관련된 것이 '슬로우푸드' 입니다. 


모두 인간의 욕망과 관련되어 있기에, 항상 사회적으로 함께 존재했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처한 환경에 따라 주목받는 것이 달라졌을 뿐이죠. 이번 '소식좌' 열풍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 네이버 데이터랩



네이버에서 특정 단어가 얼마나 검색되었는지 알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랩'에 소식좌를 검색해보면, 2021년 10월에 '소식좌'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더니 올해 초부터 급격히 확산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경제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뭔지 기억나시나요?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 그리고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세계 경제를 흔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시대가 열리면서 필요한 만큼 알뜰하게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었습니다. 한창 유행했던 '플렉스 열풍'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무지출 챌린지'가 차지했습니다.


소식좌 열풍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서, 음식을 적게 먹는 소식좌가 주목받게 된 것이죠.  



출처 : pixabay



소식좌 열풍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은 '물가 상승'이나 소단량, 소용량으로 소비 트렌드 변화는 그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4인 가구에 맞춘 소비시장은 힘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식좌', '소식'이라는 말은 나중에 힘을 잃어도 '미니멀' 소비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소식좌 열풍은 거대한 소비 트렌드가 만들어낸 다양한 현상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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