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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Jan 11. 2023

숏폼 영상 유행의 '합리성'


콘텐츠의 길이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틱톡,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짧은 동영상이 대세가 되고 있으며,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히트곡들의 노래 길이가 3분 후반(2012년), 3분 초중반(2017년), 2분 후반(2022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20916151000005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틱톡'이 Z세대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자 이에 맞서 유튜브는 '쇼츠',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도입하며 '숏폼 콘텐츠'가 새로운 콘텐츠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히트곡'으로 분석을 해보았을 때 '틱톡'의 유행은 트렌드를 촉발한 '이유'가 아니라 트렌드로부터 비롯된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콘텐츠가 왜 짧아지고 있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의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1. 양적 측면 : 많아진 콘텐츠, 하지만 인간의 하루는 24시간


콘텐츠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책'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소비활동이 '독서'였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라디오, TV라는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지루한 독서 대신 TV 앞에 모여 옹기종기 '예능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국민 드라마가 등장한 시기입니다.


출처 : 무료 이미지 사이트 PIXABAY


이제는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즐길 콘텐츠가 너무 많아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의 하루는 과거나 지금이나 '24시간'이라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콘텐츠 '공급량'은 늘어났는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수요량'은 변동이 없다는 것이죠.


그러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재미없는 콘텐츠가 탈락하게 됩니다.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고, 신문 판매 부수가 감소하며, TV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이죠.



2. 질적 측면 : 치열한 경쟁 속 콘텐츠의 도파민 극대화 현상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진 것이지만, 공급자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최적화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해야 할 책이 있습니다. 바로 2022년 3월에 나온 '도파민네이션'입니다.



책의 핵심은 '현대사회는 사람들에게 쾌락을 주는 호르몬인 '도파민'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쾌락을 좋아하고 고통을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더 많은 도파민에 끌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도파민 중독사회의 결과물이 바로 현재 유행하는 '숏폼 동영상'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재미없는 콘텐츠 길게 보는 것은 굉장히 비합리적인 행동입니다. 이왕 콘텐츠를 소비하는거,  '재미있는' 부분만을 모아서 핵심만 짧게 보는 것이 누가봐도 행복을 극대화하는 합리적인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부분을 스킵하는 '빨리감기' 소비방식, 2~3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재미있는 부분만 요약해서 보는 영화 요약 콘텐츠가 부상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결국 콘텐츠가 갈수록 짧아지는 이유는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쾌락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합리적 행동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숏폼은 강력한 시대 흐름입니다. 숏폼 영상과 세 줄 요약이 사람들을 조급증 환자로 만든다기 보다는, 사람들의 니즈 및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숏폼 영상과 세줄 요약이 나타났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모든 미디어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제시해야 합니다. '어떤 콘텐츠를 제시해야, 소비자들의 한정된 시간을 내 플랫폼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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