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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Jan 21. 2023

도파민 중독 속 다가오는 '마약 대중화' 시대

마약 관련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들리고 있습니다. '재벌 기업 자제 등 부유층 자녀들'들의 마약 투약으로 구속기소되기도 하고, 마약상이 검거되기도 하였습니다.

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 키워드 '마약'

늘어가고 있는 '마약사범'의 숫자를 보면, 더이상 우리나라를 마약 청정국으로 부를 수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 마약류범죄 동향'에 따르면 2015년부터 마약사범이 10,000명을 넘기 시작해서, 2020년 18,050명까지 증가했습니다. 다행히 2021년에는 16,153명으로 감소했지만, 2022년에는 다시 증가 추세라고 합니다.

출처 : 국내 마약류범죄 동향 -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히, 2030을 중심으로 마약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기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의 국내 처방건수가 2018년 89만회에서 2021년 148만회로 67%가 늘었다고 합니다. 그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젊은층의 오남용이 꼽히고 있죠.

그러면 왜 마약이 확산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공급/수요 측면으로 나눠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 전통적 공급 요인
: 막대한 수익성 / 전쟁 및 빈곤

마약은 "습관성이 있어서 장복(長服)하면 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한 번 마약에 빠진 사람은 무한히 마약을 원하게 됩니다. 하지만 국가의 입장에서 마약중독은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마약 공급을 통제합니다.

마약을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마약산업 종사자는 막대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과 빈곤에 시달리는 나라에 강력한 유혹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은 전 세계 불법 유통 아편의 약 80%를 생산합니다. 장기간 이어진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 탈레반의 집권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마약 생산으로 내몰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급을 하고 싶다고 해도, 수요가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마약은 중독성 물질이기에 계속 찾게된다'는 설명은, '왜 사람들이 마약에 관심을 가지는지'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를 알기 위해선 수요 원인을 봐야 합니다.

- 수요 원인
: 초경쟁사회 속 불안과 공허 -> 도파민 중독사회

현대사회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죠. 이에 내면에는 항상 불안함을 가지게 됩니다. 동시에 공허합니다. 돈이 삶의 목적이 아닌데, 목적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이 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진료를 받은 우울증·불안장애 환자는 약 180만명으로, 2019년 대비 약 15% 상승했다고 합니다. 근로복지공간에 따르면 정신건강 관련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2019년보다 2020년 2배 이상 늘었다고 하죠.

불안과 공허에서 오는 고통은 쾌락을 주는 도파민의 추구로 이어집니다. 스마트폰, 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도 도파민을 빠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도파민의 추구는 내성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재미있었던 일이 더이상 재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갈수록 더 많은 도파민을 찾게 됩니다. 이때, 도파민을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마약입니다. 마약만 먹으면 적어도 그 순간은 우울함, 불안함은 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마약을 구할 길이 없었기에, 아무리 많은 도파민을 원해도 마약을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곤 말이죠.

- 현대적 공급 요인
: 마약의 합법화(가격 감소) / 첨단기술의 발전

그런데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부 품목일지라도, 마약을 합법화하는 나라가 생겨났습니다. 물론 음지에 있던 마약을 양지로 올리면, 국가적으로 통제가 용이해질 것입니다. 문제는 합법화된 마약이 대량 유통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중독 문제가 심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첨단기술의 발전은 마약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무인 잠수함으로 밀수하고, 다크웹과 텔레그램에서 만나, 가상화폐로 거래하고, 드론으로 배송해 주는 것이죠. 기술은 더욱더 고도화 될 것이기 때문에, 마약을 구하기 쉬워지면 쉬워졌지 지금보다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즉, 새로운 공급 요인이 등장하며 마약을 원해도 마약을 '구할 수 없는 시대'에서, 마약을 원하면 '구할 수 있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pixabay

마약이 퍼지는 원인들을 보면, 앞으로 마약은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는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데, 경쟁을 더욱더 치열해지니 불안과 공허함은 커질 것입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도파민을 찾게 되겠죠.

정부는 마약 공급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적발의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집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마약이 일상화되며 마약과의 전쟁이 일어나는 풍경도 감히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관련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여, 마약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출생은 수십년전부터 예측되었는데, 결국 대응에 실패했습니다. 원인을 잘못 진단하고, 잘못된 정책을 하니 그 많은 돈을 쓰고도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졌습니다. 적어도 마약에 관해서는, 저출생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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