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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Mar 19. 2023

앞으로 삶보다는 죽음부터 생각해야 하는 MZ세대

인구구조를 통해 본 MZ세대의 미래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며 저출생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저출생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2020년 출생자 수는 27만 5815명이고, 2021년은 26만 600명입니다. 아무리 출산율을 높여봐야 이미 태어난 2020년생, 2021년생은 늘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 급감의 미래는 이미 확정입니다. 2028년 전국 초등학생 숫자가 사상 최초로 200만 명 밑으로 간다고 합니다. 




출처 : 조선일보(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39145?sid=102)



통계는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더 비관적이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결혼적령기의 남녀들이 결혼 자체를 못하고 있습니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30대의 미혼율은 42.5%입니다. 남성만으로 한정하면 50.8%이죠. 


게다가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습니다. 초혼 신혼부부 중 약 46%가 자녀가 없다고 합니다. 있는 부부도 평균 자녀 수가 0.66명입니다.


사실 굉장히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1970년에는 합계출생률이 4.53명이었습니다. 70년생은 늙어가는 2명의 부모를 4명이서 나눠 돌볼 수 있었습니다. 0.5인분씩만 하면 된 것이죠.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1995년의 합계출생률은 1.634명입니다. 95년생은 사랑하는 부모님의 노후를 위해 개인당 1.22인분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1995년생이 보는 현실은 어떨까요? 1995년에 한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31.8%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46.5%입니다. 자신의 격차도 극심합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의 격차는 64배라고 합니다. 




소득 격차 출처 : KBS / 자산 격차 출처 : 이투데이



이런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속에서 개인당 1.22인분을 해야 하는 1995년생은 당연히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그 밑의 세대는 어떨까요?  합계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진 2018년생(0.98명)부터 1명의 자식이 2인분 이상의 돌봄을 해야 합니다. 


이 와중에 만약 결혼해서 1명의 아이가 있다면 부부당 0.5인분씩 나눠 2.5인분의 돌봄을 해야 하는 것이죠. 두 명을 낳으면 부부당 3인분입니다. 당연히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결국 저출생이 해결될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제 저출산, 고령화에서 '고령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많이 태어나게 할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이미 태어난 사람들이 잘 죽을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걸 무엇보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은 현 'MZ세대'입니다. MZ세대는 본인들이 한창 일할 때 부모세대의 노후를 책임지지만, 정작 자신들이 늙었을 때는 돌봐주는 존재가 없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MZ세대를 뒷받침해 줄 인구가 없기 때문이죠.




출처 :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



당장에 최근 이슈가 된 국민연금의 소진 예상시점이 '2055년'입니다. 국민연금 개혁이 어떻게 되든 간에, 그 후폭풍을 직접적으로 겪는 것은 당연히 현 MZ세대입니다. 2063년 기준 노인인구의 과반수 이상을 MZ세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MZ세대는 분명 합리적으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주체가 모두 합리적으로 행동했지만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시장실패'의 경우처럼, 그 MZ세대 개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은 결국 미래에 치명적인 결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그러므로 오히려 'MZ세대는 지금 더욱더 치열하게 아이를 안 낳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여기서 '죄수의 딜레마'를 살펴봐야 합니다. 범죄자 2명이 잡혔습니다. 그런데 모두 자백하지 않으면 1년 형을 받습니다. 둘 다 자백하면 10년형을 받습니다. 하지만 1명만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은 석방되고, 나머지는 30년형을 받습니다.


이럴 경우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자백을 하는 것입니다. 자칫 30년을 감옥에 있을 가능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1년만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것을 둘 다 10년 동안 감옥에 있게 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최적의 판단이 모두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죠.




출처 : pixabay



MZ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아이를 2명씩 낳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일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자기만 그렇게 낳으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했듯이 95년생 기준 1.22인분의 돌봄이 예정되어 있는데, 소득과 자산이 극도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아이 2명분의 돌봄이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노후를 가장 잘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길은 아이를 안 낳는 것입니다. 자식에게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본인에게 투자해서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죠. 결국 MZ세대의 노후생활도 극도로 양극화될 것입니다. 충분한 준비를 한 사람은 여유롭게 여생을 마무리하지만, 그렇지 못했던 사람은 고통 속에서 삶을 마치는 것이죠. 


현실에서 시장실패가 나타났을 때 그걸 교정해 주는 것은 '국가'입니다. 출산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것보다 아이를 낳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이런 세상이 실현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지금 당장 MZ세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보다, 어떻게 해야 잘 죽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사회변화는 '필연'이고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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