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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렁이 Jun 13. 2023

Q2. 요리가 놀이처럼 즐거워질 수는 없을까?

즐거운 요리혁명, 새미네부엌


"요리가 놀이처럼 즐거워질 수는 없을까?'



'새미네부엌'이란 브랜드에 대해 아시나요?


새미네부엌은 샘표가 2021년에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샘표가 왜 새미네부엌을 출시했는지는 관련  보도자료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맛있게 만들기는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새미네부엌은 샘표가 그동안 진행해 온 우리맛 연구를 토대로 소비자들이 요리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브랜드다"


즉, 새미네부엌은 소비자들이 "요리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여, 요리가 놀이처럼 즐거워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등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배달 음식, 다양한 가정간편식(HMR)을 즐기는 세상인데 갑자기 왜 새미네부엌은 요리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식사'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크게 5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직접 요리


닭볶음탕으로 예시를 들면, 닭볶음탕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하나하나 준비해서 직접 요리하는 것입니다.


재료를 하나하나 손질하고, 닭볶음탕 소스를 직접 배합해서 만드는 등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기에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요리'의 전형(=기준이 되는 본보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면을 끓이는 것은 당연히 요리의 범주에 들어가나 '요리를 대접했다', '요리를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 소스 구매


그런데 하나하나 직접 만드는 것을 좋게 표현해서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는 거지,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요리하기 엄청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조리과정과 시간을 줄이는 것을 원합니다. 그래서 닭볶음탕의 경우, 닭볶음탕 소스를 구입합니다. 소스만 있어도 닭볶음탕을 빠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밀키트 구매


소스를 구입해서 닭볶음탕 만들기가 쉬워졌다고 해도, 사실 식재료를 하나하나 구입하는 것도 굉장히 번거로운 일입니다.


이때 모든 식재료가 준비된 '닭볶음탕 밀키트'만 구매하면 바로 닭볶음탕을 요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사 과정은 '식재료 준비' -> '요리' -> '식사' -> '청소'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밀키트 구매는 '식재료 준비' 단계에서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결해 주는 것이죠.



4. HMR(가정간편식) 구매


그런데 요리 자체가 귀찮은 경우도 많습니다. 닭볶음탕은 먹고 싶지만, 닭볶음탕을 요리하기는 싫은 것이죠. 이럴 때는 아예 닭볶음탕 'HMR'을 구매하면 됩니다.


그러면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혹은 약간 끓이기면 하면 바로 닭볶음탕을 먹을 수 있습니다.


밀키트 구매가 '식재료 준비'라는 단계를 없앴다면, HMR은 식재료 준비와 요리의 과정을 없애고 바로 '식사 단계'로 직행할 수 있게 한 것이죠.



5. 배달, 외식


HMR은 분명 편리하나, 조금이나마 몸을 움직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편한 식사는 '남이 해준 밥'을 먹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식사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닭볶음탕을 배달시키거나, 아예 나가서 외식을 하는 것이죠.


배달은 식사 후 청소라는 과정이 남습니다. 외식의 경우 청소는 안 해도 되지만, 외출이라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어떤 쪽을 더 불편하게 느끼냐에 따라, 사람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이런 5가지 식사 종류에서 새미네부엌은 어느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다음은 보도자료에 있는 내용입니다.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은 각종 채소 등에 고춧가루를 함께 넣고 버무리기만 하면 절이지 않고도 쉽게 김치를 만들 수 있다. 멸치볶음이나 장조림, 잡채 등 복잡한 조리과정과 양념 비율 맞추기가 까다로웠던 밑반찬들도 새미네부엌 반찬소스를 이용해 전자레인지 하나만으로 누구나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즉, 새미네부엌은 소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조리과정과 시간을 줄여주는 다양한 소스를 통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요리할 있게 돕고자 한 것이죠.


사실, 사회 트렌드를 기반으로 살펴볼 때, 굉장히 어려운 길을 택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즐거운 요리보다는 '편한 식사'를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요리를 해야 된다는 의무감 감소


예전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배달하거나, HMR을 먹는 것은 건강을 해친다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구구조가 바뀌었습니다. 저출생 현상의 심화로 자식을 돌보는 3~4인 가구는 줄고, 자식이 없는 1~2인 가구가 주류가 되었습니다.


혼자 사니 굳이 귀찮음을 무릅쓰고, 억지로 요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2인 가구의 경우,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데 퇴근 후에 요리하는 것은 이중으로 힘든 일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방법을 호하게 되었습니다.



2. 비요리 식사의 질적 향상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HMR과 배달음식이 지나치게 '맛'이 없거나 '건강'을 헤치면 직접 요리를 했을 것입니다. 이익보다 비용이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 기술의 발전으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식품기업들이 제공하는 HMR의 퀄리티가 높아졌습니다. 유명 맛집에서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질이 좋아졌죠.


그리고 배달음식하면 무조건 달고 짜고 기름진 것이었는데, 몸에 좋은 샐러드나 정갈한 한식을 배달해서 먹거나 아예 건강식을 정기구독할 수 있는 등 선택지가 늘어났습니다.


즉 '비요리 식사'들이 예전보다 맛있어지고, 건강해진 것이죠. 맛과 건강이라는 요리의 이점이 감소하게 되며, 편리한 식사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출처 : 바이브컴퍼니



실제로 이런 변화를 반영한 듯, 바이브컴퍼니의 '생활변화관측소'의 분석에 따르면 가족의 연관 장소에서 집의 비중은 줄고, 식당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가족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족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따로 살아도 가족은 더더욱 중요해진다. 모여서 누군가는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노동을 하기보다, 나가서 모두가 함께 맛있는 것을 먹는다." (백경혜 연구원)






즉 현대사회는 '편리의 시대'입니다.


새미네부엌이 추구하는 목표인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은 '고통'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고통을 줄여봐야 고통이니, 아예 고통 없이 행복한 것을 원합니다.


그래서 요리하는 고통 없이 바로 식사의 즐거움을 주는 HMR과 배달을 선호하는 것이죠.


편리의 패러다임 속에서 '불편'은 두 가지 중 하나가 됩니다. 부의 상징이거나, 가난의 상징이 되거나.


시간과 돈이 충분해서 여유롭게 요리를 하거나 요리를 대접받는 부유층, 그리고 HMR을 사거나 배달을 시킬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요리를 하는 빈곤층으로 말입니다. 요리가 일상이 아닌 프리미엄화, 이벤트화 되는 것이죠.


결국, 새미네부엌이 추구하는 방향은 사회의 메가트렌드를 반하는 '역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갈수록 자극적인 콘텐츠들을 쏟아내자 의식적으로 SNS를 끊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처럼, 갈수록 사람들이 요리를 하지 않게 되자 이에 대비되는 요리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새미네부엌은 의미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요리의 좋은 점은 다양한 연구기관의 조사만 몇 개 살펴봐도 수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


1.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않은 청소년은 함께 식사하는 청소년보다 흡연 비율은 4배, 음주와 마리화나를 하는 비율은 2배 높았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청소년은 부모와의 유대지수도 1.5배~2배 높았다. (컬럼비아 대학교)


2. 연구결과, 가족식사의 빈도는 우울증, 자살률과 반비례했다. (미네소타 대학교)


3. 전국 학력평가 점수가 최상위권인 아키타현의 초등학생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비중이 아침 67%, 저녁 91% 높았고 중학생은 아침과 저녁 각각 53%, 85% 높았다. (일본 교육청)


4. 가족과 함께 매일 저녁을 먹는 청소년은 매번 과일과 야채를 더 먹고, 튀김이나 탄산류 섭취는 줄어 비만 방지에 효과가 있다. (하버드 대학교)


즉, 사회의 흐름과 별개로 요리를 하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보다 건강해지고, 함께 식사하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브랜드 나이키가 우리들에게 말하는 것을 가장 단순하게 말하면 '운동을 하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운동이나 요리나 동일합니다. 요리를 안 하는 이유? 바쁘고 귀찮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안 하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바쁘고 귀찮기 때문이죠.


인간의 본성상, 모두가 운동을 하는 세상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이키는 'just do it'을 외칩니다.


나이키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운동을 시작하고, 운동으로 건강을 찾고, 운동을 계기로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이룬다면.. 이미 충분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 아닐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라고 볼 수 있기에, 한 사람의 변화는 곧 세계를 바꾼 것이니까요.


마찬가지로 새미네부엌이 추구하는 '요리하는 세상'을 불가능할 것입니다. 원래 하는 사람만 요리를 하고, 갈수록 요리를 안 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겠죠.


하지만 요리를 하던 사람만 할지라도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쉽게 요리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요리를 시작할 마음이 생긴 사람들이 요리를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요리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현실성을 떠나 '새미네부엌'이 추구하는 가치를 저는 응원합니다.


저는 비전이란 불가능함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달로 간다고 했을 때, 그 말을 믿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비전으로 인류의 생각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습니다. 지구에서 벗어나, 우주적 시각에서 삶을 보게 된 것이죠.


편리라는 메가 트렌드를 거부하는 역트렌드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던 '운동', 노동이라고 생각된 '요리' 속에 감춰져 있었던 가치를 일깨워, 우리 사회가 보다 다양한 삶으로 살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은 보다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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