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500곳서 러브콜 받은 그녀는 AI
'먹지 않고 자지도 않고 365일 24시간 일합니다. 재충전을 위한 휴가나 커피 한 잔도 필요 없어요. 월급 1800달러(약 220만원)면 됩니다. 독일에 가라고 하면 가고, 러시아에 가라고 해도 가겠습니다.' 그녀의 적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채용 후 회사 IT 시스템 가이드를 알려주면 1분 만에 숙지하고 업무에 적용한다. 업무 역량을 인정받아 미 최대 자동차 보험사 중 하나인 올스테이트(Allstate)와 미 IT(정보기술) 업체 유니시스(Unisys) 등 글로벌 500여 기업이 그녀를 스카우트해갔다.
AI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간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며 만물의 영장이 되었습니다. AI도 도구입니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도구와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새로운 도구들이 인간을 대체하며 여러 산업을 몰락시켰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새로운 도구들을 만드는 것은 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도구가 아닌 인간을 대체하는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필연적으로 없앱니다. AI를 만드는 것은 같은 AI가 되는 것입니다.
AI의 경쟁력은 압도적입니다. AI는 24시간 쉬지 않습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도 않습니다. 월급도 줄 필요도 없습니다. 명령에 불만을 품지도 않습니다.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완벽한 노동자입니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여 완벽하지는 않아도, 충분한 성능을 가지게 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AI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인 행동입니다.
문제는 기업의 합리적인 행동이 과연 사회 전체에 있어서 합리적이냐는 것입니다. AI가 단순한 일을 하고, 사람들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요? 회사에서 일을 해보면, 그렇게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일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일입니다. 창의적인 일이라고 해도, 기획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가면 건조한 실무 단계만 남을 뿐이죠.
인간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AI가 단순한 일을 하고, 인간이 창의적인 일을 나누어서 하는 세상은 불가능합니다. AI가 단순한 일을 하고, 소수의 인간이 창의적인 일을 하며 절대다수의 인간이 백수가 된 시대가 도래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시대가 오면 기업의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나, 근로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은 수입이 없기에 당연히 소비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공급 과잉의 시대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AI시대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소비가 없는 자본주의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부상한 것입니다. '자유로운 시장경제에서 소비여력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된다면, 국가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자' 그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 돈은 당연히 AI로 막대한 부를 획득한 자본가에서 가져오게 됩니다. 부가 평등하게 분배되었다면 세금도 평등하게 걷을 것이나, 부가 불평등하게 분배된 순간 세금도 평등하게 걷기는 불가능합니다.
대강의 그림은 이렇지만, 이 양상이 꼭 동일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해당 시나리오는 부의 불평등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자본가들의 역할 강화로 이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가의 힘이 지나치게 강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민주국가가 아닌 경우에는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상세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