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국가 탄생에 대한 연구 맛보기- 2) 구성

by 심바빠

1) 관점 2) 구성 3) 원인 4) 경계


국가란 무엇인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국가는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고등학교 사회/정치 시간에 교과서 첫줄에 있음직한 질문이다. 먼 기억 속에 국가란 영토, 국민, 주권으로 구성된다는 문장이 남아있다. 하지만 국가를 정의하는 길은 다양하게 열려있고, 학계에서도 연구 목적과 적합성에 따라 다르게 이야기되곤 한다. 예컨대, 가장 최근 연구 중 하나인 스콧 아브람슨의 "The economic origins of territorial states" (2017, International Organization)에서는 "강압력을 지닌 세력의 영토 점령"이란 간단한 형태를 국가의 발생 상태로 본다. 이렇듯, 학자들에 따라 통치에 대한 정당성의 확보, 국제법 상 인정, 국민의 형성 등 다양한 기준들이 국가를 정의하는 방법으로 활용되어왔다.


이렇듯 다양한 답변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고, 내 개인적인 답변을 얹어보기로 하겠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할 때, 나는 3As로 국가의 구성요소를 간추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gent, Administration, 그리고 Acknowledgement이다.


(1) Agent


국가를 설립하고자 하는 세력이다. 자강의 유형으로 보면 왕, 장군, 군대 등 강압력을 지닌 행위자들이라 할 수 있으며, 독립의 유형으로 보면 분리운동, 독립운동세력 등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겠다. 국가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 이전 상태에서 국가의 설립을 목표로 하고, 이 목표를 이행할 수 있는 실제적인 행위자가 필요하다. 이들은 국가 조직을 강화하거나, 혹은 국가 자체를 태어나게 하기 위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는 개인 및 집단이다.

Components of state.png


(2) Administration


일반적으로 행정 조직을 지칭하는 단어지만, 나는 행정 조직 및 행정력이 미치는 지리적 범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예컨대, 대전이라고 하는 하나의 administration에서는 대전시의 행정 조직이 충청남도와 충청북도 사이에 위치한 특정한 지리적 공간에 강압력을 행사한다. 국가가 발생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의 잠재적 강압력이 미치는 지리적 범위는 한정되며, 또한 그 강압력의 미치는 범위는 바로 그 자신의 행정 능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는 국가를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로서 이렇듯 일정한 지리적 공간에 자리한 행정 조직 및 강압력을 들고 싶다.


(3) Acknowledgement


흔히 국제법 상으로 recognition 이라고 불리는 개념으로서, 다른 국가들이 해당 국가 건설 세력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해방 직후 건준(건국준비위원회)의 경우 국가 건설 세력 및 행정 조직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나, 미국 및 다른 국가로부터 국가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국가가 되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아프리카의 소말리랜드 (Somaliland), 코카서스 지방의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등 역시 앞선 두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나,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 국가로 불리지 않고 있다.


다만, recognition이라는 단어보다 acknowledgement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개념 상으로 볼 때 이것을 꼭 international recognition, 즉 해당 국가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만을 국가의 구성요소로서 한정시킬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국가 건설 세력 및 그의 행정 조직을 국가로서 인정해주는 것 역시 주권 성립의 하나의 조건이라고 보면, domestic recognition도 국가의 한 요소로서 충분히 포함될 만하다. 여기서는 그저 논의의 여지를 열어두도록 한다.


(4) 겹치는 공간들


앞선 그림에서 겹치는 공간들을 각각 unrecognized state, acknowleged secessionist movement, state? 라고 기본적으로 개념화해놓았다. 이는 향후 내가 발전시킬 연구 방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차후 글에서 소개하기로 한다. 간략히 소개하면, 20세기의 국가 발생에 대한 연구에서 agent 요소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며, 국가 건설 세력이 국가의 성립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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