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제나 미술관 Nov 01. 2020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2010년 8월 17일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을 갔다가 무심코 한 쪽 벽면의 텍스트를 보았다. 전시 제목 아래에는 기획 전시에 관련된 사람들이 소개되고 있었고 소개 순서는 아래와 같았다.  curator, coordinator, editor, museum educator, project oversight, special assistance, interactive design, installation design & graphic design, fabrication, graphics, production design, lighting, AV manager, videography, media intergration, AV installation, image & video sources, video testimonies  누가 더 진하게 쓰이지도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고 한 사람 당 똑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보통 우리는 뮤지엄 전시장 벽면에는 이런 내용을 적지 않는다. 전시 도록에 소개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관장, 큐레이터와 디자이너 정도 소개가 된다. 요즘 더 많은 참여자들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조명 담당자, 설치담당자들부터 자료를 제공한 사람과 인터뷰에 응해 준 사람들까지 이 모든 사람이 다같이 참여한 협력작으로써의 전시를 소개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뮤지엄에서의 전시란  이렇듯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또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한 사람의 개인이 만들어낸 작품, 또는 연출한 쇼를 지양해야 하지 않나.... 아니면 미술은 시각에 근거한 연출이기에 미술관은 뮤지엄의 기능보다는 기획의 기능이 중요한가.... 뭐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다가  그럼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야 하나 생각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위에서부터 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 3일쯤 생각하다 보니 어떤 조직이던 위만 잘해서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중간을 이어주는 중간 관리자도 중요하고, 그렇다면 가장 아래는 가장 똘똘해야 할 것 같으면서 결국 어느 하나 책임이 덜 중요한 부분이 없겠다는 뻔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결론은 뻔했지만 뻔하게 쳐다보기에는 아까워서 한 컷 찍어 올린다.   

작가의 이전글 형식도 좋고 내용도 좋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