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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미술관 Nov 01. 2020

원작은 없더라도, 마그리트

2020년 9월 13일



전시가 폐막한 후 올리는 후기,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젊은 관람객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들 대부분이 상당히 진지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에 놀랐다. 기획사인 지앤씨 미디어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전시들처럼 마그리트라는 작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 전체 작품과 일대기의 효과적인 연출과 친절한 설명 - 비록 진품은 아니지만 작가의 전체 작품을 주욱 개괄하면서 초현실주의를 이해할 수 있다 - 포토존에 대한 배려 등 관객 니즈를 잘 읽고 소개한 전시였다.

간혹 전통적인 미술관 전시에만 익숙한 분들은 원작이 없어서 실망하거나 이러한 연출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이 전시를 관람한 사람들은 마그리트를 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미술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기꺼이 고액의 관람료를 지불하고 전시를 감상하러 온 관객들의 마음을 읽을 필요가 있고 영리와 비영리 전시는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다. 특히 이 위기의 날들을 지나면서 전략이나 분석 없이 내가, 우리가 하면 좋은 거려니 하는 당연한 마음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코로나가 끝날 무렵, 문을 열고 닫느라 고생한 문화계와 뮤지엄들이 고생만 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통해 좋은 쪽으로 변화가 있길 바라면서 블럭버스터 전시를 운영하던 기획사들도 힘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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