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날 구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by 사치스러운글

프리랜서를 시작하기 전 대기업 면접들을 준비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다.


" 그럼 전문 도메인이 없는 건가요? "

" 앱이 출시되고 성과를 분석해 본 적은 없나요? "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을 거치다 보니 내가 만든 앱들의 도메인은 참 다양했다. 커머스, 금융, 커뮤니티, 매거진, 스포츠 등등... 포트폴리오는 길었지만 통일성 없는 '난잡한 포트폴리오' 였을 것이다. 에이전시에서는 거래처에 디자인만 넘기면 끝이었고 스타트업에서는 투자문제로 앱이 출시되지 못한 적이 두루 있었다. 출시 이후의 성과를 분석하여 단점을 수정하기까지의 그 과정을 대부분 함께하지 못했다.


이런 질문을 받고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할 때마다 내 자존감은 땅끝까지 내려갔다. 지금까지 기획하고 디자인해 온 내 모든 역사들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쌓아온 내 경력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순간들을 견딜 수 없었다. 그걸 부정하면 내 지나간 시간들은 뭐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도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


첫 번째 거래처 일을 끝내기도 전에, 크몽에서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다. 교육 관련 회사였다. 포트폴리오를 보고 싶다는 요청과 함께, 미팅 일정이 잡혔다. 퇴사를 한 지 일주일 뒤쯤이었다.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했던 일거리들이 자꾸만 생기는 게 신기했다. 영업도 못하는데, 이 사람들은 대체 뭘 보고 나를 선택하는 걸까. 나조차도 내 강점을 명확히 모르겠는데.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사치스러운글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감정을 일기처럼 쓰고 일상을 소설처럼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22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1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4화프리랜서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