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운드 플레이어
프리랜서를 시작하기 전 대기업 면접들을 준비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다.
" 그럼 전문 도메인이 없는 건가요? "
" 앱이 출시되고 성과를 분석해 본 적은 없나요? "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을 거치다 보니 내가 만든 앱들의 도메인은 참 다양했다. 커머스, 금융, 커뮤니티, 매거진, 스포츠 등등... 포트폴리오는 길었지만 통일성 없는 '난잡한 포트폴리오' 였을 것이다. 에이전시에서는 거래처에 디자인만 넘기면 끝이었고 스타트업에서는 투자문제로 앱이 출시되지 못한 적이 두루 있었다. 출시 이후의 성과를 분석하여 단점을 수정하기까지의 그 과정을 대부분 함께하지 못했다.
이런 질문을 받고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할 때마다 내 자존감은 땅끝까지 내려갔다. 지금까지 기획하고 디자인해 온 내 모든 역사들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쌓아온 내 경력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순간들을 견딜 수 없었다. 그걸 부정하면 내 지나간 시간들은 뭐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도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
첫 번째 거래처 일을 끝내기도 전에, 크몽에서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다. 교육 관련 회사였다. 포트폴리오를 보고 싶다는 요청과 함께, 미팅 일정이 잡혔다. 퇴사를 한 지 일주일 뒤쯤이었다.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했던 일거리들이 자꾸만 생기는 게 신기했다. 영업도 못하는데, 이 사람들은 대체 뭘 보고 나를 선택하는 걸까. 나조차도 내 강점을 명확히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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