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늘었고, 사무실은 없습니다.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다는 것은.

by 사치스러운글

프리랜서가 되면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에이전시에 다닐 적에 사장님은 워낙 자유로운 성격이셔서 사무실 냉장고에 맥주를 넣어두기도 하고 업무시간에 카페에서 일을 하고 오는 것도 허용하는 분이셨다. 그래서 가끔 일에 도저히 집중이 안될 때 노트북을 들고나가 회사 근처 카페에서 일하곤 했는데 굉장히 집중이 잘 됐다. 가끔씩 새로운 공기를 맡아주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던지. 마치 공기만 갈아 끼웠을 뿐인데 머리가 새로 장착되는 기분이었다.


프리랜서가 되면서 처음에는 이곳저곳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회사가 아닌 카페에서 여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짜릿했다. 평일 오전, 창가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열면 창밖으로는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보였다. 나는 마치 여행객 모드로, 남들은 회사에 가는데 나는 브런치 카페에서 일하는 기묘한 우월감에 젖곤 했다. 그때만 해도 하루하루가 소풍 같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매일매일 카페에서 일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가기 귀찮아지는 때가 왔다. 매일 드는 커피값도 싫고 새로운 카페를 찾는 시간도 아까웠다. 결국 집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나는 늘어지기 시작했다. 소파에서 일을 하다 잠이 들고 침대에서 일을 하다 잠이 들고. 오전 10시가 넘어서 일어났고 점심시간을 두세 시간씩 가졌다. 업무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졌고 야근은 일상생활이 되었다. 아니 사실 야근이라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남는 시간에 업무 하는 느낌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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