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에게 장기계약이란

정기적인 일이 들어오다

by 사치스러운글

프리랜서 생활에서 견디기 가장 힘든 일을 꼽는다면 불안정한 경제생활일 것이다. 내가 다음 달에, 올 해에, 내년에는 얼마를 벌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불안정하다. 직장에서 꼬박꼬박 받던 월급이 없어지는 순간이 오면 통장의 잔고가 더 선명하게 보이는 법이었다.


초심자의 행운인지 몇 개월 동안 한 달에 2,3개의 프로젝트들을 맡게 된 후 2달 정도를 쉬었다. 쉬면서 불안해하고 걱정했다.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으면서 나머지 기간은 조금 편하게 마음먹고 지냈다. (지난편 참고)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 못한 순간에 핸드폰이 울렸다. 이 전에 작업했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또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드디어 연락이 오다니! 설레는 마음으로 약간의 미팅준비를 해서 담당자를 만났다.

막상 만나서 들어본 이야기는 기대와 달랐다. 바로 1년 장기 계약을 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계속해서 개발할 거리는 생기고 전담 기획자는 없는 상황에 계속 프리랜서를 고용하느니 함께 손발을 맞춘 한 명과 장기적으로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나로써는 나쁠 것이 없었다. 지난번에 일을하며 어느정도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하는 곳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1년동안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그러했다.


생각해보면 이 우연이 꼭 내가 계속 운이 좋아서 나온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없을 때 쉬면서 돌렸던 안부 연락들. 개발 확인 서비스들. 그리고 한 건 한 건 밉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정성껏 작업한 초심자의 마음까지. 생각해보면 거래처에서 나를 떠올린 것도, 내가 안부 연락이나 개발 상황 검토의 액션을 취하지 않았으면 없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해 주려고 해도 내가 그 사람과 일할 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이루어질 수 없다. 누군가에게 꼭 잘 보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언젠가 또 떠오를 사람이 되려면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줘야하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행동에서 결실을 맛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은 또 처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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