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줄과 올가미
엉덩이가 통통하고 체구가 떡 벌어진 그 남자는 포구에 닿은 술집 앞에서 마차 3 대를 불렀다.
그 자신은 첫 번째 마차에, 담배갑은 두 번째 승객으로, 그리고 세 번째 마차에 모자를 태웠다.
마차 세 대는 남자의 신호에 맞춰 빠르거나 거만한 걸음으로 시내를 두 바퀴 돌았다.
남자는 손을 흔들었다. 더럽고 구겨진 셔츠 소매 끝에서 짭짤하면서도 비릿한 쥐포 냄새가 났다.
모자는 언덕 위에서 날아갔고, 담배는 반쯤 피운 채 웅덩이에 빠졌다.
“뱃놈인가 봐. 바다 바람 맞고 돌았나?”
남자가 금화를 주고 떠나자 마부들이 서로를 보고 웃었다.
사피탄 (siapa tahan).
그까짓 거. 아무렴 어때.
바다에서 돌아온 지 석 달.
돈 몇 푼 오막 손에 주어졌고, 바람처럼 날아갔고, 뭔가를 사기도 했지만 이내 십분의 일에 전당포에 맡겼다.
다시 뱃일을 구하러 물양장에 간 그는 자기 자신을 저당 잡혔다.
“다음 항차는 열흘 뒤야. 알겠어?”
얼굴에 굵은 상처가 패인 한 남자가 커다란 손으로 테이블을 치며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성처난 남자 등 너머 녹슨 홋줄이 바람에 팽팽해졌다.
올가미는 언제 던져진 걸까? 이 지겹도록 질긴 고리는,...
어쩌면 그건 그냥 자기 무게로 졸졸 따라오는 끈이거나, 그가 스스로 묶은 걸지도, 고상한 신의 선물일지도.
그 남자가 다시 바다에 나설 무렵,
부두 중간에는 이미 열 명의 선원들이 몽글거리는 고래 기름 냄새나 숙취를 내뿜으며 조용히 줄 서 있었다.
누구는 아직도 결혼식 청첩장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고, 누구는 아이가 준 크레파스 편지를 접지도 못한 채 들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보통 짐이랄 게 없었다.
어떤 촌뜨기들은 근처 전당포 주인, 술집 여주인의 농간에 팔려 여기 서 있기도 했고, 어떤 자들은 납치되어 얻어 맞은 뒤 강제로 끌려온 자도 있었다.
이 동네는 선원이든 선주든 여관집 주인이든 식당의 급사든 경찰관이든 대법관이든 모두 거칠고 야비하고 무서운 사람들로, 까닥하다간 진짜로 눈뜨고 코 베이는 곳이다.
웃음도, 한숨도, 파도도 어차피 이 부두에선 다 같은 소리였다.
굵은 상처의 남자가 욕지꺼리를 하며 인원점검 후 신입 선원들은 일항사에게 인계되었다.
출항 신호 후 선원들은 부푼 가슴을 안고 돛을 펼쳤고, 마스트와 활대를 점검했다.
갑판과 거주구역 곳곳을 둘러보며 느슨한 끈들이 있으면 조였다. 항해사는 경로계획을 검토하며 나침반과 육분의를 닦았고, 갑판원들은 안벽 여기 저기로 연결된 끈들을 풀었다.
결국 마지막 홋줄의 올가미까지 벗겨 던져진다.
홋줄은 배로 돌아가고 배는 천천히, 그러나 아주 분명히 떠났다.
떠나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았다.
육지 사람들과 풍경들을 낯선 듯이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곧 등을 보였다.
고향은 등에 있었다.
하지만 그건, 항상 등지고 떠나는 방향에 있었다.
올가미는 풀린 걸까?
아니면 그저 또 다른 끝에 매달린 것뿐이었을까?
남자는 그제야 주머니에서 전당표를 꺼내 바람에 날렸다.
그건 모자였을 수도 있고, 담배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자신이었을지도.
이제 숨을 곳 없는 바다다.
사피탄 (siapa tahan).
"도대체 어떻게 견디냐? 누군들 버틸까?"
사피탄.
“까짓 거, 아무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