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감정,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
서광은 좁은 집무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벽에는 황금빛 글씨로 새긴 구절이 걸려 있었다. “빛은 나를 통하여 온다.”
그는 그것을 천천히 눈으로 더듬으며 숨을 고르려 했다. 그러나 이마에 땀이 맺히고, 손끝이 떨렸다.
익숙한 전조였다. 저 멀리서 발작이 조금씩 성큼성큼 다가 온다.
서광은 의자에 몸을 묶듯 붙잡고, 심호흡을 했다. 의사는 그것을 측두엽 발작이라 불렀지만, 그는 의학 따위가 이름 붙이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을 믿느니 스스로를 믿는 것이 타당하다.
과학자들에게 이것이 단순한 신경의 오작동일지 모르나, 서광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숭고한 것이었다.
오직 그에게만 주어진 계시, 신의 음성, 진리의 빛이리니.
순간, 그의 시야가 열렸다. 벽의 금빛 글씨가 불타기 시작했다. 단어들이 해체되어 공중을 떠다니고, 거대한 빛줄기가 방 안을 가르며 쏟아졌다. 서광은 무릎을 꿇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온몸이 전율로 젖었다.
그때 들려왔다. 수백 번도 더 들었던 그 목소리. “서광아! 너는 선택받은 자다.”
뜨겁고 눈부신 어떤 힘이 가슴을 뚫고 나왔다.
서광은 확신했다. 이 세상의 모든 의심은 틀렸다. 이 강렬한 감각만이 오직 진리다.
몇 분 뒤, 발작은 가라앉았다. 그는 땀에 젖은 셔츠를 붙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창밖에는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서광은 거울 앞에 섰다. 초췌한 얼굴, 혈관이 도드라진 관자놀이. 그러나 그의 눈빛은 광채를 띠고 있었다.
“내일, 그들에게 말해야 한다.” 서광은 중얼거렸다. “신께서 오직 나를 통해 말하신다고.”
의사가 말했던가? 이것은 단지 뇌의 발작일 뿐이라고. 서광은 피식 웃었다. 그들의 지식과 언어는 형편없이 미약하고 모자랄 따름이다.
신비는 설명될 수 없다. 아니, 설명되어선 안 된다.
그는 문을 열고 홀로 복도를 걸었다. 머릿속에서 다시 목소리가 속삭였다.
“빛은 너다.”
그러나 모든 신비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믿음은 여전히 고요하고 이성적인 토대 위에 있었다. 하지만 서광에게는 이 발작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