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젠의 대중음악

월드뮤직

by 김주영

코카서스 산맥과 카스피해에 둘러싸인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의 대중음악을 전해 드립니다.


천연가스가 내뿜어져 수천년간 불타는 산들이 있고, 가장 오래된 종교 가운데 하나인 조로아스터(짜라투스트라)교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깊은 역사와 전통의 나라입니다.

이란과 러시아의 중간에 끼인 탓에 두 강대국으로부터 영토의 일부를 뺏기기도 하는 고난을 겪어 왔습니다.


Alim Qasımov və Fərqanə Qasımova


아제르바이잔 음악은 Mugham(무감)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무감은 클래식과 즉흥 연주가 결합된 형태인데, 매우 격정적이고 슬픈 선율이 특징입니다. 한국의 '판소리'나 스페인의 '플라멩코'와 정서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무감 아티스트, 알림 카시모프(Alim Qasimov)는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거장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인간의 목소리가 낼 수 있는 가장 깊은 슬픔과 환희를 동시에 담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페르가나 카시모프는 알림 카시모프의 딸로, 오랫동안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무감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여성 가수입니다. 요요마의 실크로드 앙상블에서 활약하며 아제르바이잔 음악을 월드뮤직의 반열에 올렸습니다.


Vagif Mustafa Zadeh


아제르바이잔은 구소련 시절부터 '동양의 파리'라 불릴 만큼 재즈가 발달했고 무감과 재즈가 어울어져 재즈 무감으로 불리는 장르가 유명합니다.
재즈 무감은 서구의 재즈 화성과 아제르바이잔 전통 무감의 선법을 결합한 장르입니다.
바기프 무스타파자데(Vagif Mustafazadeh). 이 장르를 개척한 피아니스트입니다.


Aziza Mustafa Zadeh


바기프 무스타파 자데의 딸인 아지자 무스타파 자데(Aziza Mustafa Zadeh) 역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데, 그녀의 음악은 현대적이고 세련되어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Al Di Meola, Bill Evans, Stanley Clarke과 같은 걸출한 재즈 뮤지션들이 피쳐링한 Dance of Fire입니다.


Perviz 등 Meykhana masters


조금 더 대중적이고 역동적인 장르인 '메이하나(Meykhana)'는 굉장히 독보적인 음악입니다.
메이하나는 아제르바이잔식 '민속 랩(Folk Rap)'으로, 특정 리듬에 맞춰 즉흥적으로 시를 읊으며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과거에는 술집이나 시장에서 서민들이 즐기던 놀이였으나, 지금은 현대적인 비트와 결합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에서는 페르비즈 등 메이하나계의 올스타가 모여 언어의 향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ALDATDI MENI는 '나를 속였어'라는 뜻으로, 한 명의 가수가 "Aldatdı meni~(나를 속였네)"라는 후렴구를 던지면, 다른 가수들이 그 주제에 맞춰 즉흥적으로 운율을 맞춰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니다.


Ashiq Alaskar


음유시인들이 '사즈(Saz)'라는 목이 긴 현악기를 연주하며 서사시를 노래하는 '아쉬그' 또한 아제르바이잔의 독창적인 전통입니다.
아쉬그(Ashiq) 전통은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시인, 작곡가, 연주자, 그리고 이야기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종합 예술인'들의 영역입니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아쉬그 알라스가르가 있는데, 그는 아쉬그 시의 형식을 완성했으며,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습니다. 100세가 넘게 살면서 남긴 방대한 분량의 서사시와 서정시는 오늘날 아제르바이잔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습니다. 아르메니아의 수도 바쿠 시내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을 정도로 국가적인 영웅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Rashid Behbudov


아제르바이잔의 황금 목소리로 불리는 세계적인 성악가 개시드 베흐부도프가 부르는 아제르바이잔의 민요 Ayrılık(이별)입니다.

이 곡은 아제르바이잔인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국민적인 노래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노래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와 이란으로 나뉘면서 겪은 민족적 분단의 아픔을 은유하는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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