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웨이츠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는 오래 전에 받은 카드 한 장에 얽힌 이야기다.
편지지엔 '찰리에게'라고 적혀 있었고, 싸구려 립스틱 자국이 묻어 있었다.
피아노는 묵직한 겨울 저녁처럼 느리게, 슬그머니 울기 시작했다.
광대는 노래했다.
'안녕, 찰리.
나 잘 지내.
결혼도 했고, 남편은 트럼본을 부는 착하고 믿음직한 남자고, 난 술도 끊었어.
임신 중이야.
아이 이름도 벌써 지었어,
갈릴레오라고.'
광대는 멈칫하더니,
피식 웃으며 관중을 바라봤다.
'정말일까? 글쎄.
그건 그녀만이 아는 진실이지.
우리는 다 누군가에게
조금은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가니까.'
그는 다시 피아노를 두드렸다.
'집도 있어.
세탁기, 냉장고도 있어.
텔레비전도 있고.
매주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
그리고…가끔은 니 생각도 해.'
웨이츠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엔 이렇게 적혀 있었어.'
'찰리, 젠장, 사실은 모두 거짓말이야.
트럼본을 부는 남편도 없고, 술을 끊지도 못했어.
난 아직도 미니애폴리스에 머물고 있고, 며칠 전부터는 감옥에 있어,
혹시 아직도 나 기억한다면, 답장에 우리가 함께 마약에 썼던 정도의 수표를 동봉해줄 수 있을까?아니 그 절반도 괜찮아. 발렌타인데이에 가석방되려면 변호사비가 필요해.'
광대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사람이 아주 슬플 땐,
가끔 거짓말이 유일한 따뜻함이 되기도 하지.'
피아노 소리는 멈췄고, 광대는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
텐트 안엔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은 따뜻하고, 아프고, 뭔가 오래된 먼지 냄새처럼 스며들었다.
그는 말했다.
'가끔 누군가에게 보내는 거짓말이
우리가 간신히 붙잡고 있는 희망일 수도 있어.
그걸 누가 탓할 수 있겠어?
그녀는 희망없는 크리스마스 카드로 한동안 살아 있었고, 나는 그걸 읽으며 한탄하고 슬퍼했지.
그래서 그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어.
내가 아니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테니까.
관심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라도 관심을 줘야 할 거 같았거든.
그냥, 그뿐이야.
...
언젠가는, 그들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광대는 무대 중앙으로 나와 조용히 허리를 숙였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말 못하는 소녀가 작은 손뼉을 조용히 마주치기 시작했고,
곧 몇 안 되는 관객 모두가 따라서 박수를 쳤다.
광대가 조용히 미소를 띠었다.
쓸쓸한 해안가의 작은 서커스가 막을 내렸다.
이 글에서 소개된 곡을 포함한 톰 웨이츠의 주요 곡을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