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면 자연 속에서 하루 푹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무의 결이 느껴지는 마루에 누워 잠도 자고, 넋 놓고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맑고 푸른 하늘이어도 좋고 비가 와도 좋고 잔뜩 흐려도 눈이 펑펑 와도 좋을 것 같다.
흘러가는 구름과 첩첩이 솟은 산들을 보면 새삼 작은 사면체 안에만 갇혀있던 내가
얼마나 작은 곳들만 응시하고 있었는지 실감이 난다.
힘들 때 자연 속이 그리운 탓은 자연이 나를 품어주고 위로해주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자연은 언제나 무던하다.
나의 복잡한 세상과 마음과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전혀 관심도 없다는 듯이 평온하고 한결같다.
서운하리만큼 고요한 바람 속에 한두 시간 우두커니 있다 보면
내 고민이, 내 세상이 전부가 아니고
그저 이 거대한 평화로움 안에 존재하는 작은 부분 중 하나라는 것이 느껴진다.
내 작은 세상이 아무리 요동쳐봤자 이 거대한 고요 속에 묻힐 뿐이구나.
절망적이라기보다는 아름답다.
묘하게 안정감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