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바다
상상과 생각, 다짐이라는 것들이 정말 쓸모 있는 것인가 싶다.
늘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다 그럴 때가 있는 거다 하고 위로를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럴 때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렇게 극복했던 것 같다.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당시엔 힘들었어도 배울 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가만히 누워서는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상상해보기도 한다. 다시는 과거의 바보 같은 짓은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좀 더 현명하게 저 사람처럼 대처해야지 하는 다짐도 한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재생력이 빠른듯하다. 아무리 상처받고 데이고 아팠어도 무뎌지는 법이 없는 듯하다. 내 일로 닥치자 내 마음은 추를 달고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좋은 면을 보자. 수없이 새겼던 나의 다짐들은 힘을 못 쓰고 우울의 바다 위로 둥둥 떠오르고 만다.
이럴 때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위로는 무엇일까? 위를 보라고, 이건 바다일 뿐이고 넌 헤엄쳐 나오면 된다고 소리치는 사람은 분명 아닌 것 같다. 그저 해변가에 돗자리 깔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싸온 도시락 놓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언젠가 기어 나오면 볕 좋은 목에 자리 깔아 바싹 몸을 말려주며 추웠겠다며 입에 젤리 하나 넣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