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처음으로 수요일의 기록을 빼먹었다.
화가 났고, 지쳤고, 그로 인해 힘을 잃었고, 생활 리듬이 망가졌다.
한 주간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놓고 나를 불쌍히 여기며 시간을 보냈다.
지나고 나니 남은 게 없다.
나를 힘들게 한 것들은 아무 손해도 없고 타격도 없이 흘러가는데,
결국 잃어버린 것은 내 리듬과 시간, 소중한 것들뿐이다.
알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조금이라도 제정신이 들면 내가 이렇게 지난 일들에 허망해하고 한심해 할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가 나를 놓지 않고는 못 버텼다. 분명 안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인간이기에 나약하기에 어쩔 수 없이 인생에서 잘라버리는 그런 순간이었다.
그런 순간이 없을 수는 없다. 난 인생을 통달하지도 못했고, 그렇게 남들을 품어 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넓거나,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멘탈이 강하지도 못하다. 하지만 그 시간에 스스로 빠져들거나 흠뻑 젖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금방 다시 웃는 것을 멋쩍어하지 않고, 어리석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기.
그리고 그냥 지난주는 못했어도 이번 주는 다시 하기.
억지로 지난주 걸 채우려거나, 지난주의 연민을 이번 주까지 끌어오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