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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Jun 19. 2018

엄마의 문자


스무 살 언저리에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겠다고 기차에 올랐다.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아니었지만, 이어폰을 든 손이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때는 카톡도 없었으니 엄마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떠나는 너의 모습을 보며 불안하고 걱정이 되면서도
대견해서 눈물이 나더구나.
자신 있게 너를 사랑하는 모습 보기 좋다.
항상 너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라.
그래야 남들도 너를 사랑해주고
너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술을 먹거나, 새벽녘 글로 써야지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엄마는 맨정신에 한다.
어릴 땐 엄마는 너무 속마음을 잘 드러내는 사람이라 약하다고 느꼈다.
그때는 엄마처럼 될까 두려웠지만, 지금은 엄마처럼 될 수 없을까 봐 두렵다.
잘 표현하는 사람처럼 강한 사람은 없다.
난 딸에게 ‘너처럼 살고 싶다.’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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