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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Jul 14. 2018

오월

1.

벚꽃은 이미 발아래로 그 빛을 옮겼고, 풀빛만이 남았다.
손끝을 곤두세워 풀 끝을 스쳐본다.
이렇게 차갑고도 반질반질한 것이 풀이었지.
하늘을 물들이는 색의 번짐을 쫓는다.
복잡한 생각은 필요 없다.
그저 하늘이 아름답다거나
바람이 기분 좋다거나
꽃이 하늘거린다거나
그림자가 길어졌다거나
그런 원초적 이야기들로 충분하다.
물 위에 반짝이는 빛 따라 초점을 움직이는 게 전부 여지고 마는
한없이 생각이 짧아지는 때.


2.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 버릴 무렵
잠시 너와 걷던 길이 좋았다. 
쉼 없이 말하던 우리도,
말없이 석양에 물들던 우리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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