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은 참으로 신비롭고 아름답다.
아침에는 실처럼 가늘던 동그란 눈을 가로지르는 검은 줄은 퇴근 후 돌아오면 외투도 벗어놓지 않고 주저앉아 너를 바라보는 내 마음처럼 이내 둥글게 부풀어 오르곤 한다.
티비를 보는 네 옆모습을 보면 투명한 유리구슬 안에 우주가 담긴듯하다. 호박빛의 우주 안에는 파랗고 주황빛의 무수한 점들이 은하수처럼 펼쳐져 있다. 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어 네가 획 고개를 돌려버리기 전까진 헤어 나올 수가 없다.
그런 눈으로 보는 세상은 뭔가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어떤 모양으로 세상이 보이나
노란빛으로 울렁이고 반짝이지 않나
세상의 더 깊은 곳까지 보이지는 않나
그래서 너의 시선은 늘 나보다 어딘가에 더 오래 머무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