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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Nov 24. 2020

떨어져야만 하는 우리는


작년 이맘때쯤 나는 한참 신혼여행을 위한 ,

결혼을 위한 준비 중이었다.

간소화하고 간소화했지만 그러므로 인해 더 들어가는 

내 손을 타야만 진행되는 일들에 스트레스도 받고 

숙소와 코스를 고민하며,

그래보아야 걱정할 만한 것은 

디즈니랜드 가는 날 비가 오면 어떡하나 

별 보러 가는 캠핑장에 보름달이 훤하면 어쩌나 

같은 것들 뿐이었다.


지금, 이 시기 나와 같은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다.


너무도 당연했고 , 너무도 긴장할 일이 없었던 

순간과 나날들이 두려움과 거리감,

침묵으로 둘러싸여 있고,

이제 사람들은 이런 뉴 노멀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삼십여 년을 공들며 생각하고 써오던 

어떤 중요한 조각들이 사라져 버리는 기분이라 

사실은 글 쓸 용기가 선뜻 나지 않는 지난달들이었다.

나는 이런 새로운 세상 속에서 어떤 인류애를 가져야 할까.


떨어져야만 하는 우리는 

이제 어떤 방법으로 연결해야만 하는 것일까

살결로, 숨으로, 체온으로 

그 방법은 이제 구식이 되어버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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