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나는 한참 신혼여행을 위한 ,
결혼을 위한 준비 중이었다.
간소화하고 간소화했지만 그러므로 인해 더 들어가는
내 손을 타야만 진행되는 일들에 스트레스도 받고
숙소와 코스를 고민하며,
그래보아야 걱정할 만한 것은
디즈니랜드 가는 날 비가 오면 어떡하나
별 보러 가는 캠핑장에 보름달이 훤하면 어쩌나
같은 것들 뿐이었다.
지금, 이 시기 나와 같은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다.
너무도 당연했고 , 너무도 긴장할 일이 없었던
순간과 나날들이 두려움과 거리감,
침묵으로 둘러싸여 있고,
이제 사람들은 이런 뉴 노멀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삼십여 년을 공들며 생각하고 써오던
어떤 중요한 조각들이 사라져 버리는 기분이라
사실은 글 쓸 용기가 선뜻 나지 않는 지난달들이었다.
나는 이런 새로운 세상 속에서 어떤 인류애를 가져야 할까.
떨어져야만 하는 우리는
이제 어떤 방법으로 연결해야만 하는 것일까
살결로, 숨으로, 체온으로
그 방법은 이제 구식이 되어버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