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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Jan 04. 2021

love of my life

내 눈물자판기 


영화를 보고도 눈물이 잘 안나기 시작했다. 상상력이 떨어진 것 같다. 

머리가 커버린 건지, 세상을 보는 눈이 편협해진건지, 못되져버린건지 웬만한 것을 보고는 쉽사리 불편해지기도 하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버렸다. 


하지만 갈수록 드라마를 보고는 잘 울게되었다. 

더 별거 아닌거에도 울고 계속 같은 걸 보고 울기도 한다. 

드라마가 길수록, 여러번 봤을수록 많이 우는데 

대단한 슬픔보다도 세월에 켜켜히 쌓아올려진 여러가지 감정들에 휘둘리는 것 같다. 

특히나 애정하는 sex and the city 는 시즌이 여섯개나 되고 

영화도 두편이나 있으니 내가 함께한 세월도, 감정도 수만가지가 넘는다. 

영화1편에서 존이 마지막즈음 캐리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무릎을 끓고 

“Love of my life” 라고 하는 부분은 내 눈물자판기다. 


드라마는 삶과 마찬가지다. 

캐리와 존의 역사를 함께해온 나에게 그 대사는 비단 그 장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수만가지 장면과 감정을 오버랩시킨다. 

그래. 진짜 네 인생의 사랑이지. 

납득해버리고마는, 눈물이 핑 고이고야 마는

그 사람의 인생의 별 장면을 다 함께해서 

슬픈 장면도 마냥 슬프지만도 않고 

기쁜 장면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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