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30대 사이의 경계
연애와 결혼 사이의 경계
하루와 하루 사이의 경계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
나는 수많은 것들에 선을 그어오며 살아왔다.
29살 마지막 날 자고 일어나서 30살 첫날 일어나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생기고 내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생기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내가 그은 선에 따라 아, 이제 삼십 대구나.. 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해버렸다.
무언가는 한 가지 단어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없고 빽빽하게 채워진 수많은 단어들의 조합으로 생겨나고 사라진다.
여기서 저기로 휙 넘어가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어떤 단어들이 조금 빠져나가고 또 들어오고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지는 것이다.
내가, 네가, 세상의 모든것이 이렇게 변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노력한 결과가 빠르게 나오지 않았던 것에도, 어른이 되었는데도 아직 미성숙했던 것에도, 약간은 느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