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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Jul 08. 2021

바다와 사과



쉽게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이십  초반에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을 만난 사람이었는데 

 사람의 기억에 얽매여 허비한 시간이  오래였다. 유난히 힘든 시기에 만나서 그랬던 건지, 특별한 기억을 많이 만들어준 사람이라서 그랬던 건지..


술독에 빠져 허비한 시간들 속에서 내가 그리워한 것은 ‘ 사람  알았지만, 한참이 지나서야 내가 그리워했던  ‘였단  알았다.



그는 달콤한 사람이었지만 다정하지는 않았다. 대게 연애란 서로의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이기 마련인데, 아니었다.

내가  달콤한 말과 행동들 속에서 그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있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시기는 오히려 내가 나에 대해 탐구하는 시기였다.


그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의 풍경들을, 아름다움 들을 보여주었지만  기억은 ‘우리보다는 ‘ 시점으로 남았다.

그는  세상에 본인을 욱여넣기보다는 가만히 내가 나로 서있을  있도록 지켜보았다.


아니다.

그는  만의 세상에 빠져있었다.



우리는 같은 곳에 서서 자기만의 세계에 도취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리워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런 풍경들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별의 괴로움을 끝내버리기로  첫걸음으로 무작정 기차를 타러 갔었다. 바다로   있는 가장 빠른 기차를 끊어서 타고 바다를 보면서 사과를 하나 베어 먹었다.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그가 없이도 스스로 나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줄  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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