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살롱문화를 꿈꾸며
| 2018년 3월 6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한국으로 넘어오며 '룸살롱'이라는 엉뚱한 형태로 변질된 '살롱(Salon) 문화'는 본래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프랑스에서 17, 18세기에 걸쳐 번영한 일종의 모임, 교류였습니다. 당시 대외적인 활동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 살롱문화는, 나이와 성별, 계급에 관계없이 모임이 이루어지곤 하는 독특한 문화였죠. 그들은 주로 문인, 저술가, 예술가, 정치인 등이었고, 자신만의 생각과 주장이 뚜렷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점이 바로 나이, 성별, 신분 등을 뛰어넘어 같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던 이유였죠.)
그 다양한 사람들은 함께 모여 대화와 토론을 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과 주장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죠. 그리고 이러한 살롱은 추후 '계몽사상'이라는 새 시대의 산물을 탄생시키는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살롱문화'가 요즘 한국 곳곳에서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문화와 예술의 공간은 물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를 통해 더욱 본격적으로 생성되고 있죠. 그중 공간의 독특함과 매력이 널리 퍼지고 있는 한 곳을 소개합니다. 바로 합정동 주택을 개조한 '취향관'이란 곳입니다.
이곳은 대외적으로도 살롱문화를 추구하는 곳인데요, 그 방법이 독특합니다. 일단 듬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리셉션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talker'와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 'thinker' 중 한 공간을 선택합니다. 그 후, 커피와 차, 직접 만든 맥주 또는 와인 중 마실 거리도 한 잔 고릅니다.
'talker' 티켓을 구매했다면 사각형 바 테이블이 중앙을 채운 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동행인과 나란히 앉게 되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thinker'를 선택했다면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나게 됩니다. 곳곳에 놓인 책을 읽기에도 완벽한 분위기죠. 여기에, 필름을 감상할 수 있는 작은 방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공간입니다. 문화와 사유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곳의 공기가 응축된 또 하나의 형태입니다.
물론 취향관이 보여주는 살롱문화는 여러 사람들의 교류가 중심인 고전적 살롱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시대적, 공간적 차이도 크고, 카페라는 공간의 특성과도 밸런스를 맞춰야 하니, 오리지널 살롱문화의 성격을 그대로 살리긴 어렵죠.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형태는 살롱문화 고유의 콘텐츠를 현지화, 현대화하며 오히려 더 지금에 적합한 형태로 적용 가능하도록 합니다. 카페라는 상업공간 안에 교류라는 문화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취향관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취향을 만들어내는 한국식 살롱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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