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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Aug 12. 2023

095. 놋그릇 가지런히

서촌의 우리 그릇 카페 

| 2020년 1월 30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시아버지와 남편이 대대로 만들어온 놋그릇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그것을 카페와 갤러리, 숍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는 며느리. 이 든든하면서도 아름다운 세 가족의 이야기를 오늘도 그릇에 담아내고 있는 카페 '놋그릇 가지런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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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촌의 그 찻집 


서울 서촌이 핫플레이스로 뜬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곳곳에 남아있는 시간의 흔적들 때문입니다. 이것이 여느 현대적인 핫플레이스와 다른 점이고, 그래서 사람들은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이곳을 찾곤 하죠. 


그러한 서촌 골목에 그 장소와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카페가 있습니다.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정갈하고 아름다운 매력에 눈이 멈추는 곳 카페 '놋그릇 가지런히'입니다.     

카페 '놋그릇 가지런히' ©http://www.noshi.co.kr/ateller/ateller01.do


이곳은 그냥 평범한 카페가 아닙니다. 카페이기 이전에 우리 전통의 놋그릇을 알리는 갤러리이자 아지트입니다. 곳곳에 작품처럼 놓인 놋그릇들은 제사 때 보던 그것들과는 또 다른 현대적인 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담겨 나오는 따스한 우리 차와 디저트는 새로운 다과의 경험을 선사하죠. 




2. 전통의 이음 


카페 '놋그릇 가지런히'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이곳의 다정한 사장 김순영 씨 가족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그것이 이곳을 여느 카페와 다른 곳으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특징이자 정체성이기 때문입니다. 


이경동 장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8374.html


김 대표의 시아버지는 경남 무형문화재 제14호 징장(징을 만드는 장인) 이용구 선생입니다. 새마을 운동이 일어난 후 전통 공예가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그 고집을 꺾지 않고 꾸준히 전통을 이어온 분이죠. 전승공예대전에서 3회 연속 수상을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그때 최우수작으로 뽑힌 방짜 징이 국립국악원에 영구 소장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고집스러운 길을 막내아들이자 김 대표의 남편인 장인 이경동 씨가 이어가며 품질 좋은 징, 불교용품, 카페 '놋그릇 가지런히', 브랜드 '놋이' 등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남편이 경남 거창에서 만들고 아내가 서울에서 알리며 놋그릇은 이렇게 카페와 갤러리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에게 그 멋과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3. 장인의 디자인 


본래 전통악기 징과 불교용품 등을 제작하던 이용구 선생과 장인 이경동 씨는 갤러리나 전시장이 아닌 밥상 위에 우리 놋그릇이 놓이길 바라며 생활 유기를 만들길 꿈꿔왔습니다. 그 결과 현대인들의 식생활 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선보이며 융통성 있는 전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순영 대표의 아이디어와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무엇이 되었고요. 


그렇게 만든 브랜드 '놋이(Noshi)'는 적당한 양의 밥이 들어갈만한 밥공기, 꽃의 모습을 닮은 빙수 그릇, 치즈 플레이팅을 하기 좋은 납작한 접시, 와인 잔, 서양식 커트러리, 아기들이 사용하기 좋은 유아 그릇 등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를 조합하여 지금의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한 것이지요. 


'놋이'의 제품들 ©http://www.noshi.co.kr


또한 '놋이'의 제품들은 답례품과 혼수품으로도 인기가 많아 선주문 후제작의 과정을 통해 우리 생활의 풍성함을 디자인으로서 알리고 있습니다. 




4. 밥상 위의 코렐을 꿈꾸며  


'놋그릇 가지런히'의 김 대표는 최종적으로 놋그릇을 사용하는 레스토랑을 여는 것입니다. 이는 앞에서도 말한 생활 속 놋그릇의 정체성을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함축적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능성과 전통성이라는 놋그릇의 장점이 간혹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이 되기도 했지만, 이젠 우리의 그것이 집집마다 하나씩은 다 있다는 코렐처럼 일상적 아이템이 되길 기대합니다.          




|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

+ 생활 속으로 들어온 전통의 공예가 궁금한 분들 

+ 우리나라 유기의 현대적 디자인이 보고 싶은 분들

+ 하나의 브랜드가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을 만나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   


| TA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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