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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Aug 30. 2023

109. KOJIMA 'Jeans Street'

온 거리가 청바지

| 2020년 5월 14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쌀농사를 짓기엔 어려운 환경의 간척지 마을은 어떻게 먹고살았을까? 우여곡절 끝에 Jean이라는 섬유 소재로 삶과 지역을 일궈온 일본 오카야마 고지마의 'Jeans Street'를 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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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eans Street의 탄생  

일본 오카야마의 고지마(児島)라는 지역엔 독특한 컨셉의 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청바지 거리입니다.  


작은 해안마을의 간척지인 고지마는 예로부터 쌀농사를 짓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선 일찍이 목화를 이용한 무명 섬유 산업이 발달했죠. 하지만 화학섬유의 개발로 인해 그마저도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고, 그 빈자리는 청바지라는 새로운 아이템이 채웠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소재의 산업을 시작한 고지마는 일본 최초의 청바지 생산 성공지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90년대에 이르러서는 '에드윈(EDWIN)' 같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자체 브랜드를 탄생시키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리바이스'와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을 카피만 하던 곳이 일본 특유의 섬세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소재를 통해 자신들만의 산업을 일궈낸 것입니다.   




2. 청으로 시작하여 청으로 완성       

오카야마 역에서 전철을 타고 고지마 역에 도착하면 역사에서부터 청바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청바지는 물론, 청바지가 크게 인쇄된 계단, 청바지 뒷주머니 모양의 개찰구, 그리고 청 셔츠를 입은 역무원들까지 곳곳이 청바지 천국이죠. 여기에 청 소재로 온통 꾸민 지역 버스와 마을 곳곳의 장식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입니다.  

고지마 풍경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25032


본격적으로 'Jeans Street'에 들어서면 골목 곳곳에서 개성 있는 다양한 청바지 숍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집집마다 각자 자신들만의 독특한 청 소재와 디자인, 컨셉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이 골목에서도 오래된 가게 중 하나로 통하는 'SAIO'의 제품들은 일반적인 청 소재와 달리 그 감촉이 부드럽습니다. 캐주얼 팬츠를 만들고 있는 미노산업주식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이 숍엔 니트 느낌의 청바지 등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바지가 가득합니다. 

SAIO 숍 © https://matcha-jp.com/ko/655


한편 'JAPAN BLUE JEANS'라는 숍은 그 공간에서부터 개성이 넘치는 곳인데요. 오래된 민가를 개조하여 만든 곳으로, 골목 끝에 자리하여 궁금증을 더욱 일으킵니다. 깔끔하면서도 고풍스러운 공간에 잘 정리된 다양한 청바지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좋지만, 특히, 분위기와 달리 다른 숍들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로 구성되어 더욱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JAPAN BLUE JEANS' 숍 © https://matcha-jp.com/ko/655



3. 골목이란 브랜드     

게다가 이곳엔 청바지 숍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단 하나뿐인 청 소재의 소품들을 만들어 파는 매장과 옅은 청바지 색의 ‘인디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방문객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즉, 이곳은 '청바지'라는 완성된 제품보다 '청'이라는 섬유 소재가 더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품숍과 인디고 아이스크림 © https://matcha-jp.com/ko/655


세상엔 일정한 컨셉 또는 아이템을 주제로 한 별별 골목들이 많습니다. 막걸리 골목, 주꾸미 골목, 게장 골목, 순대 골목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골목들이 하나의 상권을 이루어 고객들에게 제품 이상의 테마가 주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골목들은 서로 간의 경쟁도 불사하지만 협력, 상호 보완 관계를 유지하며 결국엔 지역 전체를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각자도생의 길과 골목 상권의 네트워크.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지만, 분명한 건 하나의 골목이 형성되었을 때 확실한 재미와 체계는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골목, 이렇게 또 하나의 공간 브랜드가 됩니다.     





|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

+ 골목상권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분들 

+ 로컬 브랜드와 브랜딩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 

+ 지역적 환경과 산업 발전의 관계를 알고 싶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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