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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Sep 22. 2023

125. 클래식 브랜드 시리즈 4

4편 : 생활용품 

| 2020년 9월 10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SBHV가 총 5회에 걸쳐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다루었던 작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함께 해온 클래식 브랜드들 중 5개의 카테고리를 꼽아 매주 3개의 브랜드를 소개해드리려 해요. 


생활용품 중에도 우리 곁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한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용도마저 생활용품이기에 더욱 친근감이 있는 세 가지 브랜드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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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리오     

세제가 만들어지기 전엔 설거지를 모래로 했다고 합니다. 거친 모래를 박박 문질러 물리적인 힘으로 설거지를 한 것이죠. 하지만 1966년 한국 최초의 주방세제 '트리오'가 판매되기 시작하며 설거지에 새 바람이 불었습니다.


한국 사람이 주방 세제를 찾을 때면 자연스럽게 '트리오 어디 있지?'라고 말할 정도로 대명사가 되어버린 트리오. 마치 스테이플러를 '호치케스'라고 부르는 것처럼 한국의 대표적인 주방 세제가 되었습니다. 

  

트리오 옛날 광고  ©https://m.post.naver.com


하지만 트리오에게도 위기는 있었는데요. 주방 용품은 물론 과일과 채소까지 씻을 수 있다고 광고했던 것이 무색하게끔 시간이 지나며 세제가 지닌 독성과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죠. 물론 트리오만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주방 세제의 대표적인 성격을 지닌 트리오가 그러한 상황에서도 대표적인 문제의 대상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시간들을 지나 50살이 훌쩍 넘은 트리오는 다양한 세부 라인들을 출시하며 여전히 우리 주방의 세척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대표성이 때론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묵묵히 그 길을 가고 있는 트리오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소비자들 가까이에 머물지 기대됩니다. 

트리오 계보 ©https://m.post.naver.com




2. 뽀삐   

한국에서 화장지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입니다. 하지만 장미표 화장지, 무궁화표 화장지 등 당시의 대표 화장지들 모두가 수입 원지를 사용했죠. 그렇게 화장지의 초기를 지나오던 중 유한킴벌리에서 제조 공장을 국내에 지으며 국내 원지로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974년 처음 판매된 휴지가 '뽀삐'입니다.  

출시 당시의 신문 광고 ©https://www.mk.co.kr


'우리 집 강아지 뽀삐~'라는 CM송은 직접 그 광고를 보고 자라지 않은 사람들도 익숙한 노래입니다. 그만큼 귀엽고 친근한 강아지 캐릭터와 노래 자락이 뽀삐를 국민 휴지로 만들어 주었죠. 특히,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시리즈 광고는 그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켜 주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되었습니다. (요즘 방송되고 있고 tvN의 '여름방학'에 등장하는 강아지 이름도 뽀삐랍니다.)

86년 TV 광고 © https://blog.naver.com/jhjnet4231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술이 발전되어 앰보싱 휴지가 출시되며 평평하고 거칠한 뽀삐는 그 인기를 잃어가게 되었죠. 게다가 2겹, 3겹으로 점차 도톰 해지는 두께, 날로 부드러워지는 재질, 재생지와의 혼합이 아닌 100% 펄프로 만든 퀄리티 등에 밀리게 된 것입니다. 


이젠 여타의 브랜드와 제품들처럼 업그레이드된 품질이 되었지만 예전 같지 않은 인기를 유지 중인 뽀삐. 우리에게 준 따뜻한 이미지와 추억이 그 브랜드 자산으로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3. 이태리타월     

이태리타월의 탄생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중 이젠 확인할 수 없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부산의 직물공장인 '한일직물' 대표였던 김원조 씨가 발명했다는 설이고, 또 하나는 그와 친척관계였던 김필곤 씨가 발명했다는 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설이 맞는지와 상관없이 이태리타월은 이태리가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태리타월이란 이름은 원단이 비스코스 레이온(viscose rayon)'라 불리는 이태리산이어서 붙여진 이름이고요.   


아무튼 이렇게 탄생한 이태리타월은 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한국만의 아이디어와 목욕 문화에서 기인한 아이템입니다. 즉, 따뜻한 물에 몸을 불려 각질을 미는 한국의 목욕 문화는 마찰력을 이용한 이태리타월의 탄생의 배경이 됩니다.   


한편, 이태리타월의 비스코스 레이온 원단은 원래 때를 미는 목적으로 수입된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원랜 타월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재질이 워낙 까칠해서 만들기를 포기했는데, 그 마찰력이 목욕탕에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이지요. 

세상의 다양한 발명품들이 실패에서 재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포스트 잇은 접착력이 생각보다 약하게 나온 실패작에서 기인한 것이죠.) 이태리타월 또한 그러한 과정이 숨어있었는지는 몰랐습니다. 


60년대에 처음 접하게 된 원단 하나가 독특한 목욕 문화와 맞물려 또 하나의 독특한 아이템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젠 실용신안권 권리 또한 모두 소멸된 상태가 되어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된 이태리타월. 또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이태리 타월©https://m.post.naver.com




|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

+ 그동안 궁금했던 클래식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알고 싶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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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G |

#클래식브랜드 #트리오 #뽀삐 #이태리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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