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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Nov 10. 2023

PEACOCK/피코크

대한민국 PB의 새 기준 

| 2015년 12월 15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 피코크




피코크는 작은 브랜드가 아닙니다. 

삼성가에 뿌리를 둔, 그야말로 황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마트의 자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브랜드를 다루는 이곳에서 피코크를 이야기하려는 이유는 디자인과 브랜딩의 수준이 높은 피코크 또한 크지만 작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PB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에도 수많은 PB브랜드가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대다수가 여타 브랜드 대비 낮은 수준의 디자인과 소극적인 브랜딩을 지속하였습니다. 지니고 있는 가치를 스스로 드러내지 못하고, 아니, '않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수준은 기타 브랜드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더라도, 스스로 존재감을 일부러 낮추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쉽게 말해, 정규 브랜드와의 브랜드 인지도 및 퀄리티 차이를 두기 위해 하나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더 수준 낮게 만드는 논리와 유사합니다. 그로서 소비자들에게 가격대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회사는 더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역발상의 전략이지요.  

즉, 소비자에게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그 외의 것들을 스스로 많이 포기했고, 그래서 그 이상의 발전된 이미지와 브랜드 성장은 멈춰 있는 느낌이 바로 한국의 PB브랜드 시장에 팽배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안타까움은 영국에서 생활하며 더 커졌습니다. 

마트 산업이 발달된 영국은 그만큼 PB브랜드의 품질과 디자인, 브랜딩도 굉장히 발달되어 있습니다.  (참고 : Marks&Spencer / Waitrose / TESCO / Morisson 등)

하나의 PB브랜드 내에도 여러 레벨이 구성되며, PB의 가장 큰 장점인 가성비와 고급스러운 퀄리티 및 디자인을 적극 활용합니다. 그저 '더 싼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아닌, 다양한 선택의 폭과 합리적인 쇼핑 기회를 제공하는 어엿한 자체 브랜드 라인이란 존재감이 자리 잡힌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피코크의 론칭은 그동안 아쉬웠던 한국 슈퍼체인 PB상품의 문제점들을 변화시키고 해결한 전환점이라 생각됩니다. 

예전처럼 PB의 장점인 합리적인 가격에 맞춰 성장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싸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구입해보고 싶도록 자극하는 디자인과 브랜딩까지 전략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개인적으로도, 퀄리티 높은 디자인을 구경하는 즐거움과 높은 수준의 상품 구성을 경험해 보기 위해 일부러 이마트를 들르곤 하니 말이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난무해 온 '합리적인 가격의 물건은 디자인을 신경 안 써도 상관없다'는 한국 유통업계의 이상한 방정식을 깬 것 같아 참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디자인은 비싸면 정성 들이고, 싸면 대충 날리는 게 아닙니다. 

비싸면 그에 맞도록 고급스럽게, 싸면 그것을 역이용하여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니, 마치 피코크는 무조건 옳고, 다른 PB는 다 틀리다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피크코를 계기로 이제 우리나라 PB 시장의 디자인과 브랜딩이 전체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 각 회사들이 다방면으로 더욱 투자를 하여 PB브랜드 론칭을 시작할 것 같이고,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짐으로써 시장 내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 내용의 저작권은 SBHV에 있습니다. 

  출처를 밝히지 않은 사용 및 복제, 재가공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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