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1인 출판
이곳에서 저는 '1인 출판은 대부분의 과정을 스스로 하는 작가 겸 출판사 대표'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요. 그런데 오해하면 안되는 것이, 1인 출판의 더 정확한 정의는 '출판사를 혼자 이끄는 형태'에 더 가깝다는 거예요. 모든 과정을 1인이 다 한다는 의미가 아니죠.
'독립 출판'이라는 말과 '1인 출판'이라는 말은 얼핏 같은 말처럼 들려요. 저 또한 그 둘이 어떻게 다른지 고민한 적이 있었고요. 그런데 나름의 정의를 내린 것이 '독립 출판'은 출판사 운영의 여부를 떠나 출판의 모든 과정을 '혼자' 한다는 의미에 가깝고, '1인 출판'은 '1인이 운영하는 출판사'를 통해 출판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1인 출판을 한다'는 것은 업무별 이해관계자가 훨씬 많고 폭도 넓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실제로 '1인 출판사'라 하면 출판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대표가 출판사를 차리고 혼자 운영하며 좋은 작가들을 발굴하여 출판하는 형태가 더 많아요. 물론 그 과정중에 자신이 작가로 출판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아, 요즘 인기 많은 배우 박정민 님도 한 명의 직원이 생긴 지금과 달리 처음엔 1인 출판사였던 거에요.
그러한 측면에서 저와 같이 작가, 디자이너, 출판사 대표, 마케터 등의 역할까지 다 하고자 하는 '독립 출판 형태의 1인 출판사'에게는 한 가지 매우 필요한 시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편집자의 시각'이에요.
따로 작가 섭외는 하지 않고, 저와 같은 형태로 출판을 한다면 모든 과정을 혼자 하니 편집자의 시각이 부족할 수 있어요. 작가가 아니라 작가와 함께 걸어가는 편집자의 역할로 한 발짝 떨어져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가져야 하는데 말이죠. 혼자 다 하다보면 초보일수록 모든 과정에 같은 힘으로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편집자가 갖춘 '거시적 시각'을 쉽게 잃는 거에요.
그러한 부족함을 깨닫게 된 후, 전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저와 다른 뿌리를 가진 1인 출판사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찾아보았어요. 그러던 중 최근 출판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터틀넥프레스'를 접하게 되었어요. 대표인 김보희 님, 그리고 편집자 출신인 대표님의 생생한 1인 출판사 사업 이야기가 새로운 시각을 갖는데 도움을 주었죠. (1인 출판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특히 '사업일기' 시리즈는 큰 도움이 될 거에요. www.instagram.com/turtleneck_press/)
특히 출판 편집자 경험이 전무한 저에게 없거나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전통적인 출판 업계에서 기획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작가는 어떠한 이유와 기준으로 섭외하는지, 교정, 교열 과정에서는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얼마난 다양한 일들을 해야 하는지, 출판 업계에는 일명 '경부선 출장'이라 불리는 영업 활동이 있을만큼 많은 이들이 발로 뛰며 노력한다는 사실 등을요.
출판을 위한 편집자의 역할은 기획부터 작가 섭외, 원고 조율 및 교정, 교열, 디자인 진행 및 인쇄, 입고와 홍보까지 매우 많아요. 즉 편집자는 책에 대한 내용만을 매니징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세상에 나온 후의 성장 과정까지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기획자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처럼 제작까지 모두 혼자 하고자 하는 1인 출판인들은 특히 더 편집자의 역할과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인 출판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맘대로 해도 된다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죠. 그러므로 나 스스로가 편집자의 눈과 마인드를 장착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모든 과정을 객관적 시각으로 보고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한 시각 변화가 우선되면 그저 내 마음에 들어 써내려간 한 문장도 컨펌을 해줄 상사와 대표님의 입장으로, 궁극적으로는 독자의 입장으로 다시 보일 거에요.
자, 그 연습을 위해 내가 쓴 글들 또는 지금 생각중인 1인 출판의 기획을 편집자의 관점에서 다시 보며 수정, 보완을 해보세요. 그러한 연습이 된다면 그 전과는 또 다른 것들이 더 많이 보일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