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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조절: 인지 기능의 초석

3.1.


    “휴우..” 


    땅이 꺼지는 듯한 한숨이 입에서 나온다. 이내 몸의 긴장이 풀리며, 단단하게 목 가까이 붙어있던 어깨가 내려온다. 코비드 팬데믹을 지내면서 낮시간 내내 갑갑하게도 작은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수업과 각종 미팅, 그리고 환자 진료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처리하면서, 카메라가 꺼져 있는 틈을 타 참 많은 한숨을 쏟아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온 가족이 차분히 앉아 저녁을 먹으려고 할 때. 아이들이 숟가락질을 몇 번 하다가 거실로 가서 쿠션을 던지며 격하게 놀고 있을 때 나도 모르는 한숨이 깊게 나온다.  


    예전 기억을 되짚어 보면, 잘못된 타이밍에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한숨 때문에 혼난 기억들이 떠오른다. 유교 배경이 강한 한국 문화에서는 손윗사람 앞에서 한숨 쉬는 것을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버르장머리 없이 어디서 어른 앞에서 한숨을 쉬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나고 있을 때 나오는 한숨 때문에 곱빼기로 혼난 기억은 많은 이에게 존재할 것이다.  


    

    한숨은 우리 몸의 강력한 자기 조절(self-regulation) 장치 중 하나이다. 이번 장에서는 자기 조절 능력의 발달이 왜 인간의 중요한 과업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다. 인간의 몸은 강력한 부정적인 감정과 긴장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한숨을 쉬게 되어 있다. 한숨을 “버르장머리 없음”이라고 칭할 수 있으려면 이 행위에 강한 의도가 내재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숨은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일어난다.  


    컴퓨터가 갑자기 멈춰서는 응급상황에서 리셋(reset) 버튼을 누르듯이, 상대방의 면전에 침을 튀기며 소리 지르거나 주먹을 꽂아 넣기보다 우리 몸은 한숨을 통해 격앙된 상태를 빠르게 누그러뜨리는 기제를 발휘한다. 즉, 한숨은 더 격앙될 수 있는 상황에서 몸이 생리적으로 스스로를 조절하여 보호하는 기전이라고 보면 된다. 한숨 때문에 예방할 수 있었던 혈투가 인간 역사에서 얼마나 많았을까?   


    이렇게 효과적으로 단시간에 몸이 자체적으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단일 기전(mechanism)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심리학에서 한숨(sigh)을 좀 더 정제해서 부르는 용어가 있는데 이것이 심호흡 (deep breathing)이다. 실제로 마음 챙김(mindfulness) 기법의 정신치료에서는 이 심호흡이 모든 테크닉의 기본이 된다. 심호흡을 통해 생리적인 안정감을 경험하고 언제든지 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다져놔야 강렬한 감정을 동반하는 상황에 자신을 기꺼이 노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자기 조절 능력은 신생아 시기부터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이걸 가까이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신생아 시절 아이가 울 때 가서 안아 올리면 의외로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해서 울었던 것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올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신생아들이 사용하는 회피 신호 (Disengagement Cue)이다. 소아정신과 수련을 받기 전에 워낙 애착(attachment) 이론에 대해서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신생아가 울면 부모와의 접촉이나 부모의 온기가 필요해서 우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날 무렵 나는 소아정신과 수련 2년 차 전임의였다. 당시 출산 휴가를 예정된 기간인 4주보다 2주 더 받기 위해서 신생아 관련 일렉티브(elective) 활동 계획안을 제출해야 했다. 당시에 이 일환으로 들은 수업이 University of Washington의 Barnard Center 신생아 온라인 강좌였다. 처음엔 휴가를 2주 연장하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수강신청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아이를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이 강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신생아 회피 신호의 존재였다. 이는 강좌의 아주 많은 반복과 동영상, 그림 자료들로 인해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이 강좌와 이해관계없음). 이 강좌의 도움과 첫째를 키웠던 경험 때문인지 둘째의 신생아 시기는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 물론 그 이후엔 다른 형태의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신생아는 자극과 관심이 과한 경우에도 운다. 큰 소리와 같은 감각적인 신호, 소변에 가득 찬 기저귀 같은 불편한 자극, 그리고 두려움이나 지나친 흥분을 일으키는 상황 모두에서 말이다. 이 경우 신생아는 양육자가 다가갔을 때 고개를 옆으로 돌리거나, 양육자를 밀거나, 등을 활처럼 만들어 두 팔과 함께 뒤로 젖히는 동작을 취한다. 아이는 불편한 자극을 거리를 벌리거나 회피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감각의 유입(sensory input)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양육자는 아이가 신생아부터 본능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수련을 받기 전까지도 나는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진정한 배움의 시작은 무지의 인정에서 시작된다). 놀랍게도 이러한 불편한 자극을 피하고 싶은 욕구는 평생을 통해 지속된다. 성인에서 이러한 의식/무의식적인 자기 조절 노력이 비언어적인 동작들과 심리적 방어기제 (defense mechanism)로 남게 된다.  


    성인들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 앞에서는 기지개를 켠다든지목을 양쪽으로 꺾는다든지눈빛을 회피하는 등의 부정적인 자극을 줄이려는 무의식적 행동을 보인다. 화가 나는 광경 앞에서 손을 내저으면 고개를 돌리면서 “어휴!” 소리를 내 뱉은 경험이 있는가부정적인 시각적 자극을 줄이면서 숨을 내쉬면서 자기 조절을 하는 무의식적인 기제가 작동하는 순간이다이러한 행동이 외부에서 관찰 가능한 것이라면개개인은 내면에서 심리적 방어기제를 발동하여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한다방어기제가 무의식 수준에서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움에 갇혀 살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이다특징적인 방어기제는 10-20대를 거치면서 비교적 완성되는데어떤 방어기제를 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우리는 흔히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을 가졌다고 이야기를 한다.  방어기제 각각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가기에 내가 전공의 시절에 만든 유튜브 강의 심리적 방어기제우리는 어떤 스타일로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응하나?” 를 참고하면 좋겠다.  




    아이가 참여신호 (engagement cue)를 보이며 우는 경우라면 아이를 안아주며 눈 맞춤을 해주는 것으로 쉽게 진정이 된다. 그렇다면 어린아이에게서 회피 신호가 감지되는 경우 양육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이에 답하기 전에 회피 신호들을 일일이 외우고 익숙해지는 것은 일반 양육자에게 쉽지 않다는 걸 확실히 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와 양육자들에게는 우선 아이가 울면 눈 맞춤을 하며 들어 안아주되, 이런 방법으로도 진정이 안되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라고 조언하게 된다.   


    우선, 차분한 환경을 아이에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는 전반적인 감각 자극의 정도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조명을 조금 어둑하게 하고, 목소리를 나긋나긋하게 하는 시도이다. 사람이 없는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도하게 과장된 얼굴 표정이나 간지럽힘, 강한 강도의 토닥거림이나 흔듦은 아이를 더 자극시켜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  아이가 누워 있는 경우 아랫배를 살살 토닥거려 주는 것이, 아이를 업고 있는 경우는 아이의 눈을 맞추지 않게 어깨너머로 안은 상태로 아래 허리 쪽을 토닥이는 것이 (이렇게 하면 아이의 아랫배가 양육자의 몸에 부딪히는 효과가 나온다) 생리적으로 증명된 진정 방법이다.   


    이 방법은 아이의 독자적인 자기 달램 (self-soothing) 노력을 존중하는 방법이다. 아이가 아직 미성숙한 뇌로 처리하기엔 과도한 자극의 양을 줄이려고 노력할 때 이를 살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도 점점 자기 제어 능력에 대한 효용감(mastery)을 느끼게 된다. 자기 달램 노력을 촉진하는 또 다른 방법은 아이가 울 때 바로 들어 올리지 않고 기다려 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극을 줄이려는 회피 신호들뿐 아니라 자신의 손가락을 빨거나, 애착 대상(transitional object)에 피부를 비비는 등의 적극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기다렸을 때 아이의 울음의 강도가 점점 약해지는 양상을 보이면 바로 들어 올려 안아줄 필요는 없다. 좀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양육자가 어린아이의 자기 달램 경험을 지속적으로 중단시키면, 그 행동을 강화(reinforce)되지 못한다. 즉, 독립적인 스트레스 제어 기능을 발달시킬 기회를 잃게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기 제어 기능의 적절한 발달이 초석이 되어야만 더 고위 기능인 사회, 정서, 인지 발달이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자기 달램에 관한 이론을 들은 젊은 양육자들은 흔히 묻는다. 그럼 도대체 아이가 우는 걸 얼마나 지켜봐야 하는지 말이다. 여기엔 명확한 답이 없다. 아이마다 태생적인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쉽게 울음을 그치는 성향을 타고 태어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 시간 내내 지치지 않고 있는 힘껏 우는 신생아도 있다. 또한, 아이가 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견디는 부모의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 이것은 부모의 유전적 기질과 인생 경험이 결합된 부모의 자기 조절 능력의 개인차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양육자의 개입 전 혼자 자기 조절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 맞는 방향성이다.  


    수면 훈련(sleep training)은 아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 조절 능력을 발전시키는 걸 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보통 6개월 이후가 되면 신생아가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다. 위의 원칙을 적용하면 정해진 시간이 되면 조용하고 어둑한 방에 아이를 눕히고 부모는 방을 나오면 된다. 별로 울지 않고 이내 잠드는 아이도 있겠지만, 보통은 훈련 첫날에 아이는 혼자 진정하기 어려워하기에 점점 더 강한 울음을 울게 된다. 아이가 혼자 진정하는 경향성이 보이지 않으면 아이를 안아서 진정시켜서 재워 준다. 그 기다린 시간을 기억해 놓았다가 매일 아주 조금씩, 몇 초라도 늘린다는 느낌으로 훈련을 진행하면 된다. 한 번에 끝장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임상가도 있지만, 스스로 달래는 기술을 꾸준하고 천천히 개발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좀 더 생리적적으로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조절이 남들보다 태생적으로 많이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자기 조절 능력이 남들보다 뒤떨어져 학업, 인간관계, 또는 일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 (ADHD)라고 한다. 보호자들과 환아들에게 ADHD를 광범위한 자기 조절(self-regulation) 및 억제력(inhibition) 발달이 지연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러셀 바클리(Russell Barkley) 박사는 강의에서 자기 조절 장애로 인해서 ADHD 환아들이 현재 특정 행동을 한 뒤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걸 어려워한다고 말한다. ADHD 진단명 자체만 보면 산만하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별로 중하지 않은 아이가 떠오른다. 하지만 ADHD 환아의 경우 자기 조절이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가 관철되지 못하는 경우에 쉽게  짜증 내며, 감정을 폭발시키며, 반항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ADHD 환아에게 나는 적대적 반항장애(ODD)라는 추가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이는 ADHD의 핵심이 되는 자기 조절 장애가 어떤 식으로 발현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내려지는 진단명이라고 생각한다. ADHD에서 자기 조절 능력을 증강시키는 데에 치료 약물뿐 아니라 양육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 교육이 ADHD 환아의 행동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자기 조절 능력은 아이가 독립적으로 혼자 개발해 나갈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 자기 조절 능력과 관련 있는 뇌의 전두엽(frontal lobe)은 약 25세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한다. 이 수년간의 세월 동안 자기 조절 능력은 사회적 맥락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 하에서 발달하게 된다. 이 과정을 일컬어 상호조절 (Co-regulation)이라고 한다. ADHD 환아들에게 부모 교육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호조절은 볼룸 댄스 (Ballroom dance)를 배우는 과정에 비유될 수 있다. 춤을 추는 상대가 없이 볼룸 댄스는 결코 제대로 배울 수 없다. 그리고 상대방이 있다고 하더라도 춤 실력이 형편없다면 볼룸 댄스를 결코 마스터할 순 없을 것이다.  


    상호 조절의 좋은 예는 타임 아웃(Time out)이다. 타임 아웃은 만 3살 이후부터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훈육 방식이다. 보통 폭력적이나 파괴적인 행동 (양육자의 철학에 따라 적용 상황은 수정될 수 있음)에 한하여 적용하는 걸 권한다. 양육자는 타임 아웃이 어떤 상황에 시행될 것을 아이에게 미리 고지해야 한다. 미리 설명이 되었기에 따로 “의자에 가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으라”는 지시 외에 다른 훈계가 전혀 필요 없다. 아이는 정해진 장소에 가서 정해진 시간을 보내야 한다. 보통 자극이 많지 않고 TV 나 장난감이 없는 공간 구석에 놓인 의자를 이용한다. 아이 만 나이만큼의 분(minute)을 앉아있어야 하는 초기 목표 시간으로 한다. 보통 3세 아이에겐 3분, 4세에게는 4분, 그리고 5세 이상에게는 5분을 권한다. 다만, 마지막 2분은 아이가 반드시 차분히 앉아 있어야 한다. 울거나 소리 지르거나, 중간에 내려오면 마지막 2분은 줄어들지 않는다. 아이가 타임 아웃 전반의 규칙에 협조가 안되면 타임아웃을 강제로 시도하는 대신 (절대 물리력을 통해 아이를 강제로 끌고 가면 안 된다) 좋아하는 것 (TV 사용)을 제한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양육자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벌의 중함(severity)이 아이 행동 교정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양육자는 아이가 벌을 “받고 있다”는 메시지만을 확실히 전달하면 된다. 즉, 아이에게 심한 괴로움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타임아웃도 일관적으로만 적용하면 아이가 행동 패턴을 바꾸게 된다는 뜻이다. 타임 아웃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가 과도하게 흥분한 상태에서 자기 조절을 연습할 수 있게 하는 것에 핵심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타임 아웃은 아이뿐만 아니라 그걸 적용하는 양육자에게도 엄청난 자기 조절을 요구한다. 적용하는 이와 적용받는 이 모두가 크게 흥분하지 않고 종료되는 타임 아웃은 이상적인 상호 조절의 모습을 상직적으로 보여준다.  




    제대로 된 상호조절을 위해서 양육자가 지켜야 할 몇 가지 기본 원칙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일관적 규칙이 적용될 때 비로소 아이들이 양육자를 신뢰할 수 있다. 또한 양육자는 아이와의 상호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따뜻함”을 유지해야 한다. 안전하고 지지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은 더 효과적으로 자기 조절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침이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다음의 규칙을 꼭 지켜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갑자기 크게 소리 지르지 않기     

      욕설 사용하지 않기     

      위협적인 자세 취하지 않기     

      폭력 절대 사용하지 않기     


    이것들은 자기 조절과 정 반대에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이 자식아 좀 조용히 진정 좀 해!”라고 윽박지르는 양육자를 보며 아이는 언어에 실린 정보보다 흥분 상태를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는 만 2세부터 이미 양육자의 언어를 통한 그리고 비언어적 행동에 발현되는 자기 조절 패턴까지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다. 


    이번 장 후반부에서는 상호조절 과정의 핵심인 정신화(mentalization)와 감정의 언어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루겠다. 또한, 이 원칙을 성인 인간관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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