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가 없을 땐 모두가 사수였다.
*이 이야기는 스타트업 초창기에 오픈데스크에 있을 때를 전제로 써내려갔다.
여기서 말하는 오픈데스크는 여러개의 1인 기업, 작은 기업들이 긴 책상에서 각자 배정된 자리가 있는 구조를 말한다.
필자가 있었을 때가 조금 화기애애한 분위기었다는 전제 하에 읽어내려가주시길 바라며..!
사회초년생으로 회사에 입사하고 사수가 없는 생활은 예상 가능한 것처럼 버거웠다.
물론 내가 기획한대로 서비스가 바로 적용되는 희열은 있었지만,
이 넓은 스케치북에 마음 것 펼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얼마나 팔리나 바로 보게 빨리 하고 싶은대로 그려봐!'
라는 시선 속에서 펼쳐가기란 쉽지 않았다.
아마도 스스로도 부족하다고 느꼈기에 사수와 일 하면서 능력과 자신감을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입사했으니, 돌이켜보면 스스로를 믿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쓸떼 없는 경험 없다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하면서 겪는 갈등과 해결 과정 속에서 사수가 없기 때문에 가진 장점들도 있었는데
셀프 스터디를 산소처럼 생각하고 일에 있어 본인만의 기준을 빨리 만들어야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 속에 넘버 원 일등공신은 공유 오피스에서 만난 멤버들이었다.
초기 스타트업은 공유오피스, 공유키친 등 공유 장소에 많이 입주한다.(지금까지 내가 지켜 본 바로는 그렇다.)
위워크, 패스트캠퍼스, 헤이그라운드 등등
알려진 공간에 입주해있으면 회사 소개할 때 도움받는 부분도 물론 있다. 그런데 현실적인 이유에서 선택하는 회사들이 많은 것 같다. 법인 주소지 등록이나 오피스 내 경영지원 서비스,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 전세금 없이 입주를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공유오피스는 업계에 다양한 회사들이 각자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만큼,
1인 기업부터 법인 출범 전 기업, 비영리 단체, 교육, HR, 피트니스 등 다채로운 오프라인 오픈 리소스 모음집이다.
그래서 오피스 내 네트워킹 세션을 가거나 교육을 들으러 가면 새로운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상부상조 하며 사업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협업도 자주 하게 된다.
오픈 데스크는 그런 의미에서 최적의 장소였다.
오픈 데스크란 한 층에 여러 데스크 중 1인 1 지정 데스크로 8개 자리가 있으면 3명은 같은 회사지만 그 옆에는 다른 회사 사람이 같이 앉아 있을 수 있다.
공간이 오픈 되어 있는 만큼 인사를 나누기 쉽고, 다른 회사가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는지 건너 듣기도 하며 조언을 구하기도 수월했다.
반가워요. 저는 ㅇㅇㅇ에서 기획 일 하고 있는 ㅇㅇ에요.
제인, 오늘 무슨 일 있어요?
공유오피스(오픈 데스크)에서 느꼈던 장점은 많지만, 그 중 몇가지를 대표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장점 1. 내가 겪는 문제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처음 회사에서 일을 하면 좋든 싫든 고민이 많아진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을까?’라는 미시적인 고민부터 ‘이 회사를 잘 선택한걸까?’와 같이 자기 삶의 원초적인 고민까지..!
그럴 때 규모 있는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직급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은 선배들과 대화를 나누는 걸 많이 보았다.
그런데 오픈 데스크는 버라이어티하다.
약 20년간 대기업을 다녔던 대표님부터 스타트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5년차 멤버, HR, 개발, 건축, 식품마케팅 등
이렇게 다양한 사례를 한번에 만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들이 내 옆에 있다.
그럼 이 두가지 조건이 충족된다.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있고 옆에서 상황을 보다보니) 회사, 필드 특성을 어느정도 이해한 상태로 대화할 수 있다.
회사에서 처음 겪는 일들을 다른 회사 경력직 분들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답답한 사내 문제나 풀리지 않는 서비스 문제를 또래가 아닌 다양한 직급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다.
가끔은 내 문제, 내 상황이라서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때 누군가는 대표님의 입장에서 현재 상황을 설명해주고, 누군가는 같은 경험을 했던 사례를 들어주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된다.
물론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조직 구성/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이 성장해간다는 마음으로 도와주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고민을 입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적용해볼 수 있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장점 2.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경험하며 교훈 삼을 수 있다.
‘이번에 우리 회사가 신입을 3명 뽑았는데 ㅇㅇ 플랫폼으로 채용하니 ㅇㅇ 조건들을 봐줘서 좋았어요.’
‘ㅇㅇ 회사가 ㅇㅇ 조직 문제로 문제가 있었는데, ㅇㅇㅇ 하다보니 괜찮아졌데요.’
초기 스타트업 멤버는 처음 들어올 때 할거라고 생각 못한 일들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갑자기 채용을 진행한다거나, cs나 조직문화를 만들어간다거나, 3명이었다가 하루 아침에 7명의 팀원과 일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너무 갑작스러워 블로그나 책만으로는 답답한 경우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럴 때 내부를 들여다보면 도움될 때가 많다. ‘현장’만의 노하우들이 따끈따끈하게 라이브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단계에 회사가 주변에 있으면 같은 파트끼리 협업체를 만들어 가설 검증해볼 수 있고,
앞서 경험한 회사가 있으면 다른 회사에서 그 업무를 진행하는 멤버분에게 명함하나 들고 찾아가면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옆에서 일하시다가 ‘어 그거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하고 깜빡이 켜주시면 그게 그렇게 감사할 수 없다!)
장점 3. 노력 하는만큼 많은 리소스를 얻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반드시 반드시 반드시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무료 클래스를 이용하시길 바란다.
처음에 나는 사업하기 전에 모두들 다 준비하고 사업을 하시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도 없고 조금 더 과장하면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가끔은 든다.
내가 만발의 준비를 하고 시작한다 하더라도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곳곳에 널려있고 작게 꼬인 실타래들은 풀면서 나아갈 수 있다.
공유 오피스에서는 멤버들이 그런 실타래들을 풀어갈 수 있도록 좋은 연사를 초청해서 강연들을 연다.
자주 참석하다보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고,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들을 그들이 알려준다.
커뮤니티 매니저분들께도 적극적으로 요청하면 연결시켜주신다. 놀라울 정도로 사람들은 친절하다! (물론 인생에 100%는 없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아.. 이건 혼자 할 수 없고 팀웍이 중요하구나’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모르는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주변 사람들, 그 사람들 덕에 없던 기회도 얻게 되면서 내가 다니는 회사 외 소중한 인연들을 더불어 만나게 된다.
물론 그 외에도 많다. 특히 작은 회사가 해주지 못하는 복지부터 넓은 공간, 회의실 등등.
마음 먹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너무나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져야 할 태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태도 1. 인사는 빛이 나는 치트키다.
주니어로 들어간 첫날, 팀원과 대표님이 나를 전체 오픈 데스크에 소개시켜주셨다.
이건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모멘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사회생활을 하고 채용을 여러번 하면서 느낀 점은 모든 건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 이라는 것이다.
기가막힌 아이디어에 정말 일 잘하고 스킬 좋은 것도 필요하지만
당시 나의 판단으로 주니어 기획자로써 갖춰야 할 것은 기본기라고 생각했다. 그게 인사와 습득력이었다.
데스크에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 분들, 같은 층에 계신 분들에게 명함을 들고 인사 건네는 것은 이사가서 떡 돌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서로를 알면 층간소음도 사그라들 듯, 간단한 인사가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분명 있다.
그러므로 회사 동료들과의 유대감도 좋지만, 함께 생활하는 공간 속에 있는 사람, 일하며 만난 분들께 먼저 명함과 함께 인사하는 습관을 갖추면 좋겠다.
태도 2. 조언은 구하 되, 나만의 기준 역시 필요하다.
처음에는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한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경력도 부족해보이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책을 통해 얻는 정보가 실제로도 먹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에 다양한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실제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렇게 적으면서 사내 문제가 연애 문제랑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처음에는 먼저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가 판단의 기준처럼 느껴졌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지금 이 상황에서 나에게 맞는건가?'라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주니어, 시니어 상관 없이 결국에는 내 자리에서 풀어야할 문제이기 때문에 경험이 쌓일수록 분명 나의 직감과 가치관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건 나의 것이기에 의심하지 말고, 나를 믿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 속에서 나만의 의사결정 기준을 단련시켜가면 좋겠다.
내가 내리는 최종 의사 결정과 책임은 연차, 경험 상관 없이 내가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태도 3. 사내 문제를 이야기할 때, 대상자와 TPO를 고려하는 예의는 필요하다.
이 이야기를 하려니 사실 조금 부끄럽다.
초반에 잘못 대처했던 경험들이 생각나서다. 하지만 꼭 필요한 내용 같아서 적어보았다.
아무래도 회사를 다니다보면 싫은 상황들이 생긴다.
업무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도 있고, 각자 살아온 환경이 있기에 문제 해결 방법이 다를 수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에서다.
그럴 때 특히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마찰이 생기면 ‘내가 잘 몰라서 당하는거 아니야?’,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거야’ 등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다.
(열정이 과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면 변명일까)
그런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자 회사 이야기를 하다보면 피아니시모로 시작한 데시벨이 포르테를 향해 달려가게 된다.
억울함을 어필하면서 감정이 격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다 (하하)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상황과 사건을 영원히 동일한 마음가짐으로 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경험이 더 쌓이고 돌이켜보니 내가 잘 몰라서 확대해석 했을 수도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빵빵 터질 수도 있다.
아마도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유오피스의 누군가는 그런 과정을 먼저 겪었기 때문에 당신의 생각과 조금은 다른 관점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A-B의 관계를 온전히 알지 못한 채, B에 대한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관계는 다면적이니 말이다.
근데 내가 여기 말고 누구한테 조언을 또 얻을 수 있겠어요!
그 말도 이해가 간다.
만약 좀 더 깊이 있는 조언을 얻고 싶어서 민감한 이야기를 오픈해야 한다면
상대방이 나와 이 정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깜빡이를 켜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분 역시 다른 팀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우리는 ‘공유 오피스’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오피스 밖에서 이야기하는걸 더욱 추천한다.
조심해서 나쁠껀 정말이지 없다.
회사 생활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픈 데스크가 아니었다면 여러 고비들을 넘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고민하고 방황할 때 옆에 계셨던 대표님들, 멤버들은 회사에서 만난 팀원들 이상으로 감사한 분들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어색했다.
일로 만난 사이인 듯 아닌 듯, 처음 겪는 상황에 교류하는게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친척같은 느낌이랄까? 그 만의 끈끈한 유대감이 생기는걸 보면서 참 좋은 관계에서 배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1층부터 9층까지 공유 오피스 안에 있는 회사들을 트래킹하면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사례들을 시기 별, 종목 별, 직함 별로 보면서
나를 실-컷, 신나게 성장시킬 수 있는 놀이터에서 놀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