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과 컨텐츠가 좋아 합류하였다.
회사에 합류하게 된 건, 그 전 해 다른 회사 송년행사에서 회사 팀원을 만나게 되면서 였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 팀원을 통해 자문 요청이 들어와서 첫 미팅을 하였고,
그 이후 대표님과의 식사자리를 가지고 합류하였다.
"자문 말고 제인과 같이 만들어 가고 싶어요."
당시 나는 나만의 비전은 강하게 있었지만, 내가 공부한 것들로 돈이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건강한 식생활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게 (마트에서 과일을 사도록, 레스토랑에서 과식하지 않게 하도록) 좋아서 심리학을 했지만,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나? 공부 더 하는 게 맞지 않나?' 이런 생각들 때문에 자신감에 비해 고민은 풀리지 않았고 가서 일하고 싶은 회사도 모호했다.
그런데 미팅을 하러 갔더니 서비스 모델이 그 의구심들을 날려주는 것 같았다.
식품에 대한 의사 결정, 건강한 식생활 유도, IT 기획 경험
거기다 '사회적인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돈을 버는 집단인 소셜벤처라는 영역을 알게 된 것이다.
'이 곳에서 UX 사수로부터 기술적인 부분을 배워가고,
관심 있었던 식품 정보 필터링도 하고,
영양 상담 챗봇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
그때 나에게 이곳은 유레카였다.
그래서 대표님의 제안을 받고 나는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렇게 말했다.
" 네 대표님! 저 돈 하나도 안 받아도 되니까 진짜 너무 하고 싶어요!"
그러고는 출근 일자만 조율하고 첫 출근날, 바로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팀원들을 만나러 갔다.
그때 나의 사수들이 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Look Back, 회고
생각해보면 회사에 내가 합류했던 과정은 정말 단순했다.
회사 생활이 처음이라 하더라도 너무 몰랐다 하더라도,
주변에 충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야, 난 할 수 있어'라는 열정으로 다 씹어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당시에 나는 지금보다 원칙주의가 강했던 사람인데 팀에 합류할 때는 프로세스를 확인할 생각을 못했다.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그만큼 당시 나의 상황과 회사의 오퍼가 잘 맞아떨어졌다.
가끔씩 내가 직감적인 결정을 할 때가 있는데,
지나고 보니 공통적으로 그전에 긴 고민의 시간을 가질 때였다.
그러다 '그래, 이거야!'가 느껴지면 직행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실수했던 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래서 특히 본인이 '직무스킬' 전공이 아닌 특정 콘텐츠를 전공했거나 회사에 반해서 합류한 경우라면 꼭 봐줬으면 한다.
아쉬운 점 1. 스스로를 너무 어리고 무경험자라고 생각했다.
직장에 들어갈 때는 면접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회사도 나를 필요하기 때문에 뽑은 것이다.
일을 하면서 부족한 점이 있는 건 '경험의 차이'인 것이지
먼저 스스로 '학생 신분 = 경험이 없는 초년생'이라는 프레임에 가둘 필요는 없었다.
석사를 마치고 내가 서비스 모델의 키를 잡을 것 같다며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온 건데,
나는 회사생활이 처음이고 실무 경험도 없으면서 석사라고 으시되면 안 되라는 생각에 갇혀 있었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좋은 것이지만, 스페셜리스트인 스스로를 필요 이상으로 낮춘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럴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그런 생각 때문에 연봉 협상은 커녕 돈을 거론하는 게 실례라고 생각했고, 팀원이 몇 명이고 어떤 일을 하고 사수 될 사람이랑 이야기해 볼 생각도 못했으며 다른 사람들에 물어보거나 계약서를 검토할 생각 등 해야할 것들을 못한 것이다.
아쉬운 점 2. '회사'를 이상적으로 접근하였다.
당시 내가 서비스 모델에 반해 초기 스타트업을 택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직장은 적은 돈을 벌더라도 자아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상황이 혹은 내가 변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 못한 것 같다.
비즈니스 모델을 불가피하게 바꿔야 한다면?
회사는 생존을 해야 한다. 직원들 월급도 안 밀리게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세금도 내야 하고 월세도 내야 한다.
그런데 만약에 지금 내가 검증하지 않은 서비스에 반해서 들어갔는데 돈이 안된다면?
아무리 내가 처음에 들은 내용이 좋고 그것을 약속했다 하더라도 회사는 그 신의를 지키는 것이 생존보다 우선순위가 될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뀐다면?
취업을 할 때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가장 강했지만, 서비스를 만들었는 게 엎어져서 번아웃이 온다면? 열심히 일을 했는데 내 생각과 보상의 정도가 다르다면? 서비스는 잘 만들어졌는데 팀웍이 좋지 않게 된다면?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고 태도가 바뀔 때 나름의 기준이 필요한 것이다.
변화를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서비스 모델이 그렇게 좋았다면, 조금 더 냉정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서비스가 확장 가능한지, 기획이 좋지만 구현이나 운영도 가능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며 집을 사는 것처럼 나름의 체크 리스트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나의 가치관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에 몰입 한만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도 살펴봤어야 했다.
✔️만약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면?
좋았고 반했는데 어쩌겠는가.
내가 아는 나라면,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서비스가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나의 커리어를 위한 곳인 것만 같았다.
어쩌면 가장 순수하게 서비스 본질을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일했기 때문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상을 얻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적어도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접근하면 더욱 영민하게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고 역량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