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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Sep 05. 2018

출산주도성장이라고..?

돈 주면 다냐 


2018년 9월 5일, 아침의 핫뉴스는 이거다.



보육과 교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함에도, 출산장려금 2천만원이 없어서 지금 출산률이 0.9가 되네 마네 이런 헬게이트가 열린 게 아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3/2018090300158.html


양육 부담 대부분이 여성에게 지워져있는 상황에서 툭하면 맘충소리 나오고 경력단절여성들은 재취업도 어렵고 어찌어찌 재취업에 성공해도 임금수준이 뚝 떨어진다. 이 정도로 여성에게 적대적인 환경은 출산을 선택하지 말라는 신호다.


https://twitter.com/diselenides


숫자를 보자. 저출산 대책이 본격 시행된 2005년 이후 결혼한 부부의 출산율은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돈 주는 정책은 첫째가 아니라 둘째 이후 자녀 출산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출산률은 떨어지나. 결혼 자체를 안하니까 그렇다.


http://scholarandmerchant.com/68/


결혼은 왜 안할까. 이거 답을 모르는 사람 있나? 지금 20후반-30중반은 어렸을 때 부모세대가 IMF의 직격탄을 맞는 걸 자녀로서 지켜봤고 피말리는 입시경쟁으로 10대를 보냈고 20대에는 취업난이라는 현실을 마주했거나 예비취업자로서 지켜봤다. 삶은 고달프고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다는 게 공통감각이다.



앞으로 삶이 나아지리라는 전망 역시 어지간한 낙관주의자 아니면 없다. 부동산과 자본, 일자리 같은 경제적 자산도 그에 파생되는 정치적 자산도 50대 이상에게 쏠려있다. 구조적으로 이 구도는 깨지기가 어렵다. 앞으로 경제 성장률은 높아야 3%로 전망되고 인구수가 적으니 청년세대가 유권자로서 50대 이상을 압도할 정치적 힘을 발휘하기란 불가능하다. (요즘 좀 사그라들었는데 국민연금이야말로 진짜 세대전쟁의 뇌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내 인생이 고달팠고 지금도 고달프고 앞으로도 고달플텐데 애 낳고 싶을까? 애를 안 낳을 거면 결혼은 또 굳이 왜 하겠나? 연인과 함께 살고 싶으면 그냥 월세든 전세든 방 구해서 아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드니 우리 서로 상처를 핥으며 이따금씩 찾아올 행복을 즐기며 살자, 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 주면 해결된다는 발상. 물론 정부가 돈을 풀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어디다가 쓰느냐가 문젠데 돈 더 줄테니까 너가 고달픈 거 좀 참아라, 라는 방식으론 해결이 안된다. 

2년 전인가 대기업 신입사원 30%가 1년 안에 퇴사하네 어쩌네 나온 뒤로 대기업에서 퇴사방지TF 이런 걸 꾸리고 신입사원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이런 대응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입사한 청년들이 돈이 부족해서 나갔겠나. 비전이 있어야 남아있지. 내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곳에 돈을 쓰란 얘기다.




ps. 오늘 다시 난리인 강서구 특수학교 문제.. 이 문제의 원인 제공자가 김성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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