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불쌍한 우유당번은 파트라슈라고
어제 표창원 의원이 개최한 20대 남성 간담회에 중앙일보의 20대 남성에게 직접 듣다 뭐 어쩌구 기획이 엮여서 밤늦게까지 SNS에서 화제였다. 김경수 실형 선고 폭풍이 뒤덮은 포털에도 표창원 의원의 간담회 기사는 꽤 오래 살아있었다.
트위터를 보면 주로 남자들이 우유당번 해서 억울하다는 소리 한 남성을 비꼬는 반응이 나오는데..
그냥 20대 남성 목소리 들어보자는 단순한 발상으로 기사를 쓰니까 이런 참사가 벌어지는 거다. 똑같이 20대 남성들을 직접 만나서, 비슷한 목소리를 들어도 이미 2주 전에 나온 경향신문 기획이 훨씬 짜임새있다.
영남권의 한 국립대를 다니는 김현호씨(가명·27)는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다. 요즘 그의 일과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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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투도 성차별 채용비리도 무시하고 그냥 '지금 젊은 여성들은 차별받지 않는다'며 억울해하는 남성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내보내는 건 너무나 게으르다. 20대 후반에는 여성의 고용률이 높게 나오긴 하는데 소위 '좋은 일자리'에서는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여성/남성의 구직기간은 어느 정도 되는지 등등을 확인하지 않으면 저 통계만으로는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지 않다. 군복무 억울하면 국가에 따질 것이지 언제까지 여성한테 손가락질 할 것인지도 참 답답하고.
뭐 암튼 기사 하나 쓰는데 새로 통계까지 내보라고 할 순 없다. 그래도, 아무리 일반인 인터뷰라고는 해도 의제/담론의 수준에서 다루려면 최소한의 검증을 통해 그 주장에 뒷받침을 해주든지 비판을 하든지 해야지. 얘들 봐라 억울해한다, 이런 이야기에서 그쳐버리니 남초커뮤니티에선 대공감잔치와 함께 젠더갈등이 재생산되고 SNS에선 파트라슈가 놀림감이 되는 것이다.
이쯤되면 중앙일보가 20대 남성의 한심함을
저격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