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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y 13. 2019

자영업자들은 버려진 걸까

지지율 떨어진 게 누구 때문인가

2019년 3월 8일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자영업자 문제의 진짜 원인이 아니라 해서 만세를 부르긴 이르다. 그것이 전체 노동자의 25%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철저히 외면하여 얻어 낸 결과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을 신경 썼다면 워낙에 고질적인 문제인 만큼 사회보장제도 확충과 더불어 자영업자 출구정책을 설계하고 병행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일단 올리면 다 해결될 거라는 낙관으로 강행을 외치고 실행했다."


꽤 동의하는 칼럼이다. 내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정책을 마냥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물론 최저임금 올려야 한다. 그런데 자영업 구조조정을 연착륙시킬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비판하면 정부는 카드수수료 인하, 임대료 문제,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의 갑을관계 문제를 모두 패키지로 제시하는 것이고 이게 소득주도성장이다, 라는 답을 내놓았다. 최저임금은 작년/재작년 여름에 이미 인상이 결정됐는데 카드수수료 인하 지금 뭐 체감될 만큼 이뤄졌는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되긴 했지만 5년이던 거 10년 된 게 얼마나 영향이 있을까. 애초에 지금 5년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몇이나 되는지도 의문이다. 장사가 잘 되든 안되든 건물주들이 따박따박 임대료 똑같이 챙겨가는 구조도 변함이 없다.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갑을관계? 공정위가 
현행법상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거 같지만 작년 기준 본사들 영업이익과 가맹점 폐업률 비교해보면 누가 행복하고 누가 불행한지 답은 뻔해보인다.

결국 어지간히 혁신적인 아이템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건물주와 프랜차이즈 본사에 퇴직금을 헌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김영준 작가가 위 칼럼에서 지적하는, 자영업 수익 악화 흐름이 더해진다. 그 흐름을 거스르는 건 불가능하고 자영업이 경제에서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가 바람직해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난 자영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결국 사회안전망과 노동시장이다. 사회안전망 중요하다고 중요하다고 다들 얘기해도 대체 문재인 정부 2년간 얼마나 확충됐는지 모르겠다(이건 국회탓도 있다). 

그리고 노동시장, 사람들이 타의로 자영업 시장에 내몰리는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용보험으로 재취업교육을 강화한다느니 할 때마다 어이가 없는 게 재취업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데 재취업교육은 해서 뭐하냐는 것이다. 세금으로 고용보험에 빨대 꽂고 있는 교육업체들 배나 불리는 짓이다. 

돌고돌아 결국 일자리 문제다. 이걸 정부가 모를까? 아니까 자꾸 일자리 강조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걸 실제로 만들어낼 실력이다. 그 점에서 이 정부가 경제/노동 정책에 실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공공일자리는 국회에서 한국당/바른미래당이 반대하는 게 문제라고? 그걸 설득하는 것도 실력이다. 민간일자리는 어떤가. 탄력근로제로 노동시간 단축이 무력화되면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유인이 사라진다. 정부가 나서서 그런 구조를 만들어놓고 민간에서 일자리 창출하라며 재벌대기업의 선의에 기대면 뿅하고 일자리가 나오나. 

물론 17년 대선에 나온 다른 후보들이 더 잘했으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쨌든 지금도 잘하는 건 없단 얘기다. 지지율 하락은 그에 대한 대가다. 당사자들이 뭘 잘했든 못했든 자영업자들이 '버려진'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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