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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y 14. 2019

싸이월드, 도토리,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아직도 미니홈피에 노래가 나옵니까


아아 싸이월드. 추억의 이름이다. 그런데 이제 정말 망하나보다.



가끔 과거 자료 찾을 일이 있어서 싸이에 접속해보면 여전히 싸이월드를 사용하는 '일촌'들이 남아있다. 신기하단 생각도 들고 이 서비스는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2000년대 중반을 휩쓸었던 '토종' SNS 서비스의 몰락 운운했던 것도 한참 전이고 얼마 전엔 재기하느니 마느니 했던 거 같은데 결국 수익구조를 못세웠구나 싶다.


너도나도 비트코인을 말하며 온국민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공부하던 작년, 싸이월드 얘기도 잠깐 나왔다. 이미 국내엔 한참 전에 '도토리'라는 가상화페가 있었다느니 하면서..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의 부산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도토리는 정말 1도 의미 없는, 그냥 버스카드에 충전된 돈 같은 느낌이었지만 아무튼, 참 추억질들을
 하는구나 싶었다. 

생각이 도토리에 가닿으면 나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을 떠올린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매력 중 하나는 음악을 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 음악을 구매하는 수단이 바로 도토리였는데, 문제는 싸이월드가 뮤지션들에게 음원수익을 배분할 때 현금이 아니라 도토리를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카카오페이는 먹을 거라도 살 수 있지, 도토리로 살 수 있는 게 대체 무엇인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이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스끼다시 내인생 + 도토리


다행인지(?) 실제로 도토리를 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결국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뮤지션에게 너무 적게 돌아오는 음원수익이 아니었나 싶다.

삼성이 갤럭시S를 출시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서비스의 국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그래서 싸이월드의 몰락이 가속화되던 2010년 즈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은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한참동안 잊고 있던, 듣지 않았던 그의 노래를 오랜만에 꺼내본다.


절룩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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