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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Nov 29. 2019

한국당 필리버스터, 흥정에도 염치가 있다

어린이 안전이 협상카드고, 유족의 절박함이 놀이패인가



(기사 본문 중)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을 먼저 상정해 통과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쟁점사안인 선거법을 앞에 두고 비쟁점인 민식이법 먼저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민식이법 통과를 위해 본회의 열자는 게 어린이안전을 생각해서일까. 태호유찬이법이나 한음이법 같은 다른 어린이 안전 관련 법안은 바로 어제, 한국당 소속 소위원장이, 내용도 제대로 모르는 채로, 소위에서 논의조차 안되게 막았다. 



그래서 이 법안들은 오늘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된 것이다. 1년을 넘게 끌어온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입법노력 앞에 유치원 원장들의 이익 보전이라는 수정안을 들이밀고,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도 한국당이다.


선거법 상정 안하면 통과시키겠다는 조건은 또 뭔가. 이런 상황에서 민식이법을 협상카드로 쓴다는 것 자체가 어린이안전에 대해 한국당의 '당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다.



◆ 조성실> 저희가 여러 차례 나경원 대표님을 찾아가서 부모님들께서 간절히 호소를 하셨고 그래서 본인도 엄마고, 약속한다, 통과시켜주겠다고 했지 않냐. 이렇게까지 얘기하셨는데. 결국에는 이게 언제부터 고려했던 사항인지 알 수 없지만 아이들 법안을 볼모로 해서 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는 정치적인 셈을 해 오셨고 무엇보다 하실 수는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직전에 부모님들한테 간담회를 제안하신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서 부모님 계신 데서 기자회견에서 민식이법과 (패스트트랙) 관련법 상정하지 않는 것을 거래 제안을 하신 거잖아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간담회를 거부하시고 바로 정론관으로 내려가서 한 분, 한 분 그 소회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이어가셨습니다.

◇ 정관용> 그건 어떤 취지일까요?

◆ 조성실> 부모님들께서 이해하시기로는 결국에는 이렇게 하려고 하니 민식이법을 통과시켜주는 전제로 여당에 가서 설득을 하라고 그런 메시지를 주려고 하셨던 거 아닐까요? 그렇게 이해하셨기 때문에 간담회 자체를 거부하고 바로 올라가셨습니다. 


오늘 스튜디오에서 생방 도중에 인터뷰를 들으면서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원래는 유치원 3법 수정안과 태호유찬이법/한음이법이 어제 행안위 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자 오후에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분들에게 섭외연락을 드렸다. 다들 여러 사정으로 생방 인터뷰가 어려우신 상황에서 조성실 전 대표님이 연락이 닿고 시간도 가능하셔서 인터뷰를 부탁드렸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당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지난주엔 지소미아가 터지더니 요새 금요일마다 무슨 마가 꼈나보다). 본회의 무산으로 가는 분위기 속에서, 처음에 여러 가지 이유로 인터뷰가 불가능했던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분들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뭐라도 하고 싶다고, 어떻게든 짬을 내어 전화인터뷰라도 하겠다고. 그 절박함과 이 '정치 흥정'의 저열함이 목을 죄어오는 느낌으로 방송을 준비하고 진행했다. 어린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판돈 취급한 이들을, 유가족의 절박함을 이용하려고 했던 이들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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