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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an 10. 2020

스타워즈9,  극장이 중요한 이유

영상이랑 음악은 좋았거든요


하도 평이 안 좋아서 치과 가는 심정으로 봤다. 가면 고통스럽겠지만 가긴 가야 돼.. 이걸 안 볼 순 없어 뭐 이런 심정으로. 다행히 기대치를 낮춘 만큼 엄청 실망하진 않았고 그냥저냥 두 시간은 잘 봤다. 초장부터 끝판왕 공개하고 시작하니 긴장감이 떨어져서일 수도 있고 각본의 문제일 수도 있고.. 심각하게 몰입이 안되더라. 좀 다른 문제지만 번역도 좋지 않은 편.

 

역시나 이번에도 드로이드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어쩌면 영화 보는 내내 이거 어디서 보던 건데 싶은 느낌이 많아서 몰입이 안된 걸지도 모르겠다. 예컨대..


- 이거 겨울왕국인가? (초반 얼음섬)

- 이거 반지의 제왕인가? (화이트 레이 등장 feat.화이트 간달프+그러고보니 화이트 엘사도..)

- 이거 드래곤볼인가? (파워인플레.. feat.온갖 일본 소년만화들)

- 이거 왕좌의 게임인가? (시스 기지 한복판의 왕좌+여제??)

- 이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인가? (생명력 흡수 feat.굴단)

- 이거 다크나이트 라이즈인가? (feat.제다이 합창단)

- 이거 해리포터인가? (always, feat.스네이프)
- 이거 로미오와 줄리엣인가?




나는 라스트 제다이를 꽤 재밌게 봤고 딱히 설정충 기질도 없기 때문에 스타워즈라는 시리즈가 이렇게 톤이 바뀌는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라스트 제다이가 촉발했다는(?) 논쟁엔 별 관심 없고, 내 스타워즈 못잃어 엉엉하는 사람들에겐 그럼 80년대에 계속 사세요라고 해야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이 과연 깨어난 포스와 라스트 제다이까지 이어진 서사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좀 의문이 든다. 오히려 전편에 담긴 변화? 메시지?를 좀 더 과감하게 밀고 나갔다면 어땠을까. 결국 이 에피소드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인지는 모르겠고 차라리 라이즈 오브 제다이인지 라스트 스카이워커인지에 가깝지 않나 싶기도 하다는 의뭉스러움이 남아버렸다. (이럴 거면 8편 부제를 라스트 스카이워커로 달고 9편 부제를 라이즈 오브 제다이로 달지..?)


암튼 뭐... 그냥 트릴로지 대단원이 아니라 9편을 아울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는 것도 알겠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담긴 작품인 건 이해가 된다. 플롯의 구멍이라고 하는 부분들도 이유가 뭐였는진 이해가 되고 아쉬운 장면들을 돌아보며 왜 저렇게 연출됐지, 뭘 저렇게 시간을 오래 썼어 생각해보면 아 이러려고 그랬군 이러려고 그랬군 싶은 지점들이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연출보단 각본의 문제로 보인다.



영상연출은 무난했고 좋은 장면들도 있었다. 다만 헉!소리 나게 인상적인 장면은 없었다. 마지막에 여기서 감동해라라고 지르는 씬들은 에피소드9 인트로 올라갈 때부터 예상되고 중간중간 팬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흠.. 모르겠네 또 나중에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다시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 생길지. 


음악은 훌륭했다. 존 윌리엄스가 영화 보고 좋아서 막 순식간에 쏟아냈다는데 그야말로 씬에 착착 달라붙는다.



결국 영상과 음악이 좋았단 얘기니, 치과 가는 심정으로라도 보실 분들은 화면이나 사운드가 좋은 상영관에서 보시길. 전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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