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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an 03. 2021

2020년의 드라마/애니메이션들

2020년 본 드라마 시리즈 12개. 애니메이션 시리즈 13개. 압도적으로 좋았던 작품은 없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1. 넷플릭스 오리지널, 항상 2% 아쉬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나에게 항상 2% 아쉬움을 남긴다. 최고 기대작이었던 <보건교사 안은영>도 물론 종합적으론 좋았지만, 중후반을 넘기면서 시즌2에 대한 떡밥이 너무 산만하게 흩뿌려져서 아쉬웠고, <드라큘라>는 딱 3회차 첫 장면까지가 대박이었다. 이런 거 보면 뒷심이 좀 약한 건가, 아니면 ‘완결된 이야기’를 제대로 만들 줄 모르는 건가 복잡한 심경. <인간수업>은 화제성에 비해 인물들의 깊이나 성범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얕아서 쏘쏘. <친애하는 백인 여러분>은 설정이 좋긴 했는데 시즌2를 시작할만큼 매력적이진 않았다. 두고 볼 예정. 그래서 딱 절정의 순간 끝을 내버린 <퀸스 갬빗>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퀸스 갬빗 / 압도적인 재능이 날아오르기 위하여

보건교사 안은영 / 용두kyoung-mi "이상한 건 좋은 거죠. 나쁜 게 아니라면."

인간수업 / 성실해서 끔찍한 각자도생

친애하는 백인 여러분 시즌1 /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구

드라큘라 / 캐릭터는 매력적, 이야기는 용두사미


2. 드라마라면 몰입감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이 좋았던 작품들. <이어즈 앤 이어즈>는 사실 에피소드1을 보고 한참 묵혀뒀다가 다시 몰아서봤다. 맨날 뉴스 보고 만드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뉴스가 더 나빠진 세계를 보는 건 너무 괴로운일... ㅠㅠ 그래도 어떻게 되는 건지 끝을 보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나 대가족 안에서의 관계성을 잘 활용하는 연출은 좋았다. 한자와 나오키는 진짜 뭐 이리 단순할 수 있냐 싶을 정도로 (말도 안되고) 직선적인 권선징악 구도인데 그래도 너무 재밌다... 결말도 어떻게 될지 알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궁금한 것.. 마침 팟캐스트 <그알싫>에 일종의 해설편도 올라와서 맥락이 이해되니 더 재밌더라. 그리고 검경 수사권 조정 얘기 보기 싫어서 미뤘던 <비밀의 숲>도 결국 완결되기 전에 따라잡아서 봤다. 한여진 파이팅.


이어즈 앤 이어즈 / 봉준호의 괴물이 트럼프와 디지털 혁명을 만난다면 이런 모습일까

한자와 나오키 시즌2 / 샐러리맨을 위한 21세기 고전 판타지

비밀의숲 시즌2 /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꼭 필요한 그 순간


3. 괴로울 땐 시트콤



업무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각잡고 보는 작품보다 아무 생각없이 내려놓고 볼 수 있는 시트콤들을 찾게 된다. 욕하면서 보는 느낌의 <김씨네 편의점> 시즌4와 아직도 내가 이걸 왜 보는 지 모르겠는데 애매하게 시간 남을 때 보는 <뉴걸>.. 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걸 시트콤으로 분류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문법은 확실히 시트콤스럽더라. 인물과 상황이 다 하는 느낌. 사실 응답하라 시리즈도 그랬지.


슬기로운 의사생활 / 응답하라 아나토미. 캐릭터는 매력적, 이야기는 통속적. 굳이 들어갈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맛있어진 음악이란 양념까지... '전통의 부대찌개'가 이런 걸까.

김씨네 편의점 시즌4 / 언제까지 이렇게 한국적일 수 있을까

뉴걸 시즌1-2 / 왜 보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보게 되는 (아마도) 주이 디샤넬의 매력


4. 힐링은 애니메이션으로 



넷플릭스가 드라마는 아쉬워도 애니메이션은 괜찮지...ㅎㅎ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그런가?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이야기보단 작화와 영상 연출이 정말 끝장나게 좋았다. 여러 모로 ‘아름답다’ 이 얘길 인스타에 올렸더니 친구가 추천해줘서 찾아보게 된 <울려라 유포니엄>도 잘 만든 학원성장물이다. 유포니엄이란 악기를 검색해보게 만든 그 따뜻한 선율이 종종 떠오른다. 귀엽고 다정한 오피스물 <어그레시브 레츠코> 이번 시즌도 나쁘지 않았고 멍때리며 보기 좋은 <위 베어 베어스>는 얼른 넷플릭스에 다음 시즌들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몇 년만에 돌아온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T> 이 제작자들도 자기들이 만들어둔 세계에서 재밌는 설정을 계속 만들어가며 잘 놀고 있는 듯. <3월의 라이온>은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했다가 만화책으로 따라잡고 있다. <허니와 클로버> 시절부터 좋아했던 내면묘사가 여전히 좋긴 한데 좀 딥다크해서 잠깐 쉬는 중.


바이올렛 에버가든 / 간절함을 담은 도약

이세계식당 / 묘하게 게임하는 기분이 나는 시트콤

어그레시브 레츠코 시즌3 / 보통의 꿈에서 보통의 취향으로

카르멘 산디아고 시즌3 / 시즌4 빨리 내주세요, 공부하고 싶단 말이에요

위 베어 베어스 시즌1-4 / 곰 세 마리, 라는 단어에 기대할 수 있는 귀여움

울려라 유포니엄 시즌1-2 / 누구 한 사람도 어떤 관계도 음악도 성장담도 빼놓지 않고 아울러버리는 절묘한 균형감각.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T / 적당히 일관성 있고 적당히 변주되는 세계의 즐거움

3월의 라이온 1-2 / 닫혀버린 입과 마음을 녹이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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