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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an 03. 2021

2020년의 책들

읽다 만 책, 읽는 중인 책 제외한 완독 기준 51권. 작년과 같은 숫자다. 올해는 책 좀 많이 읽고 싶었는데, 여러 이유로(회사라든가 일이라든가 출근이라든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생각보다 많이 읽지 못했다. 




1. 2020년 BEST5



올해의 책을 꼽으라면 <김지은입니다> 나오자마자 사서 페이지를 들췄다가 너무 괴로워 얼마 못가 덮었다. 그러다 고 박원순 시장 사망 이후에 팟캐스트 방송을 준비하며 완독. ‘성폭력 피해자의 이야기’가 가진 힘이,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 책이다. 홍은전 작가의 <그냥, 사람> 역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글도 좋지만, 홍은전이라는 작가가 가진 매력이 있다. 온몸과 삶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여기 있구나 싶다.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는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어 말하려는 시기에 필요한 질문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계급투쟁>은 담론이니 정책이니와 별개로 구체적 현실, 삶의 장면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좁혀가려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과 통찰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좋은 책들이었다. 김혜진 작가의 소설집 <너라는 생활>은 읽는 내내 감탄했다. 아, 이 미묘한 감정과 권력, 또 어긋남과 맞아 떨어짐.. 앞으로 챙겨 읽는 작가가 될 것 같다.


김지은입니다 / 김지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 김성우 엄기호
그냥, 사람 / 홍은전
아이들의 계급투쟁 / 브래드 미카코
너라는 생활 / 김혜진


2. 상상력은 우리를 구원할까 (소설)



소설을 볼 때면 등장인물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편이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있는 정세랑 작가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지 모르겠다. 올해 나온 <시선으로부터>나 뒤늦게 읽은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모두 너무 좋았다. 올해는 단편집도 여러 개 읽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강화길 작가의 <음복>이었다. 정말 소름 돋는 심리 스릴러, 그리고 가족 안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관계까지 확장해서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초판 복간으로 화제가 된 <스토너>는 두고두고 곱씹게 될 것 같고 <붕대감기>나 <팬데믹:여섯 개의 세계>, <코리안 티처>처럼 2020년 한국의 단면들을 담아낸 작품들도 기억에 남는다. 


우먼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 / 아민더 달리왈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강화길 外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피프티피플 / 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붕대감기 / 윤이형
팬데믹:여섯개의 세계 / 김초엽 外
스토너 / 존 윌리엄스
코리안 티처 / 서수진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3. 당신이라는 세계 (에세이)



올해 책과 영상 콘텐츠를 영업하는 팟캐스트를 시작했고 당연히 독서에 영향이 있다. 그냥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품을 통해 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가 컨셉이다보니 에세이를 자주 읽고 소개하게 된다. 책도 재밌었지만 작가들과의 만남도 즐거웠던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대책 없이, 요르단>. 그리고 운동 결핍, 관계 결핍의 코로나시대에 잠깐이나마 대리만족을 준 <아무튼, 피트니스>와 <아무튼, 언니>. 책을 읽는 순간만큼이나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즐거웠던 <명랑한 은둔자> 등등. 앨리슨 벡델의 <펀 홈>은 혼자 읽고 말았는데, 언젠가 책모임에서 한번 같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명랑한 은둔자 / 캐럴라인 냅
펀 홈: 가족 희비극 / 앨리슨 벡델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신예희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 오지은
생애최초주택구입 표류기 / 강병진
아무튼. 피트니스 / 류은숙
아무튼, 언니 / 원도
대책 없이, 요르단 / 김광일 김구연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 / 박준


4. 세계를, 사회를, 사람을 느낀다는 것 (인문/사회)



공부가 되는 인문/사회분야 서적들. 하나 같이 명저들이고 두고두고 곱씹게 될 것이다. <다시, 쓰는, 세계>와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가 지금 여기의 구체적 현실에 대한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의 사유를 보여준다면 <나와 타자들>이나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그 지평을 세계로 확장한다. 90년생 어쩌구 하는 시대에 <인스타그램엔 절망이 없다>에 담긴 시각은 정말 반가웠고, 아직도 정상가족 못버려 울고 있는 꼰대들에게 <외롭지 않을 권리>는 억지로라도 읽히고 싶은 기분이다. <가난 사파리>는 앞에서 언급한 <아이들의 계급투쟁>이나 몇 년 전 화제가 됐던 <차브>처럼, 한국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나 느끼게 해줬고, <라틴어 수업>, <공부란 무엇인가>, <다소 곤란한 감정>은 잠깐 대학원 다시 갈까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위험한(?) 책들이었다. 정혜윤 PD의 <앞으로 올 사랑>에는 바로 지금, 코로나 시대에만 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언젠가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쓰는, 세계 / 손희정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 권김현영
나와 타자들 / 이졸데 카림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 김환석 外
인스타그램엔 절망이 없다 / 정지우
외롭지 않을 권리 / 황두영
앞으로 다가올 사랑 / 정혜윤
가난 사파리 / 대런 맥가비
라틴어수업 / 한동일
공부란 무엇인가 / 김영민
다소 곤란한 감정 / 김신식


5. 읽기와 쓰기 (작법서)



직업은 오디오고 이제 상업적으론 비디오도 공부해야 될 것 같은 압박이 있지만 어쨌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글이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한다. 당장 어떤 글을 꼭 쓰고 싶다거나,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밑줄 쳐가며 읽지는 않지만 글쓰기에 대한 책을 꾸준히 읽고 있긴 하다. 무언가 쌓이고 있기를 기대하며.


유도라웰티의 소설작법 / 유도라 웰티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홍승은
밥벌이로써의 글쓰기 / 만줄라 마틴 外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 정희진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 정희진
아무튼, 메모 / 정혜윤
더 저널리스트: 조지오웰 / 조지 오웰
영화 글쓰기 강의 / 강유정


6. PD라서 읽었다, PD라서



아마도 내가 PD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들. <창의성을 지휘하라>는 팟캐스트에서도 한번 소개했는데 미디어 업계의 (중간)관리자들이 다 한번씩 읽어봤으면 좋겠다. 


창의성을 지휘하라 / 에드 캣멀
그거 봤어 / 김학준
팬덤의 경제학 / 제레미 D 홀든
비욘드 뉴스: 지혜의 저널리즘 / 미셸 스티븐스
누군가에겐 가장 좋은 음악 /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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